주식양도세 비과세 10억→100억 정부안 철회 요구
선행조건 완결 전제로 금투세 유예 동의
더불어민주당이 18일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유예를 조건부로 찬성할 의사를 밝혔다. 증권거래세를 0.23%에서 0.15%로 낮추고, 주식 양도소득세 비과세 기준을 10억 원에서 100억 원으로 올리려는 정부 방침을 철회하라는 게 조건이다.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18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증권거래세를 낮추고 주식 양도소득세를 높이는 정부 방침 철회를 전제로 금투세를 2년 유예하는 것을 당에서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두 가지 조건에 대한 설명으로 “당초 금투세 도입의 핵심 내용은 세금을 신설하는 게 목적이라기보다 거래세를 낮춰 소위 개미 투자자들의 거래 과정에서의 부담을 줄이자, 특히 손실을 보는데도 세금 내는 것은 줄이자는 것”이라며 “그래서 증권거래세를 0.23%에서 0.15%로 낮추자고 했고 금투세가 도입되면 증권거래세를 0.15%로 낮추게 되어 있다. 따라서 증권거래세를 0.15%로 낮추는 것은 후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가 금투세 2년 유예를 제안하며 주식양도세 비과세 기준을 10억 원에서 100억 원으로 높인다는 방침을 발표했는데, 이것은 패키지이긴하나 전형적인 ‘초부자 감세’에 해당한다”며 “증권거래세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주식양도세 제도를 신설해 운영해왔다. 20년에 걸쳐 비과세를 100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낮췄는데, 20년 역사를 거슬러 다시 100억 원으로 올리는 건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증권거래세를 낮추는 건 입법이 아니라 시행령 사안이고 주식양도세 비과세 역시 시행령 사안”이라며 “두 개 다 정부 시행령 사안이라 정부도 이 부분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해야 하고, 조건을 선행하면 지금의 시장 상태를 고려해 금투세 도입 시기를 일시유예하는 것에 대해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고 했다.
정부·여당은 대외적 경제 여건과 주식시장 침체를 고려해 금투세 도입을 2025년까지 2년간 유예하자고 했으나, 민주당은 이를 ‘부자 감세’라며 반대해 왔다. 최근 이재명 대표가 ‘신중론’을 언급하며 당내에서는 일부 의원들의 반발이 있기도 했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집단 반발 등이 일어나면서 유예안 자체를 밀어붙이지 않고 절충안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