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라도 고평가’ 이커머스, 성장률 둔화에 산업 재편 전망 솔솔

입력 2022-10-2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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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이후 온라인·오프라인 판매액 추이 (출처=NH투자증권)

실적이 좋지 않아도 성장 잠재력을 높이 사 고평가받던 이커머스 산업이 성장률 둔화에 따라 기존 유통 시장과 같은 잣대로 평가되기 시작할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적을 중시하는 업계 평가 변동에 따라 온라인 시장 판도도 뒤바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업계에서는 이커머스 시장 성장률이 내년부터 둔화할 것이라는 예측의 목소리가 크다.

28일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23년 온라인 시장 성장률을 8.8%로 본격적인 한 자릿수 성장 구간으로 진입한다”며 “시장 성장률 둔화와 함께 속도감 있는 시장 재편이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연평균 18.6% 성장했다”며 “하지만 엔데믹이 시작되고 소비자들의 오프라인 활동이 늘어나면서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던 이커머스 업체들을 둘러싼 우려가 불거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새벽 배송·익일배송은 쿠팡, 마켓컬리 등의 빠른 성장을 유도했던 주요 비즈니스모델이었지만, 더 이상 차별화 포인트가 아니다”라며 “외형 중심 성장에 집중하며 남발한 쿠폰과 과도한 마케팅이 수익성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금리 인상과 경기 둔화 우려로 외형 중심 성장이 우대받는 시기는 저물고 있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시장 연도별 및 월별 성장률 추이 (출처=IBK투자증권)

이렇듯 이커머스 시장 성장이 황혼기에 접어들면서 기업을 평가하는 척도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과거 이커머스 산업은 높은 시장 성장성과 신규 사업 확장의 용이성 덕분에 유통 산업임에도 적자를 기록하더라도 높은 기업 가치를 부여받았다”며 “그러나 내년부터는 다른 전통 유통 채널과 같게 계획된 적자보다는 이익 수준과 수익성 개선 능력이 기업 가치에 중요한 조건이 된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대부분의 이커머스 업체들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온라인 시장 경쟁체제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마진 확보가 쉽지 않고, 인프라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한 부가가치 창출이 어렵기 때문”이라며 “온라인은 기본적으로 상품을 중개하고 이에 따른 수수료를 받는 구조이다 보니, 규모의 경제를 구축하기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고, 물류 등 제반 시설 구축에 따른 투자가 막대하게 발생하다 보니 투자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수익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적자 구조를 단기간에 탈피하기 어려운 업체들의 경우 사업적 연속성을 보장하기는 쉽지 않다고 판단한다”며 “이는 시장 재편을 가속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가치평가 변동은 소비자 유인 요인이었던 가격경쟁력 약화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남 연구원은 “온라인 시장이 수익성 전략으로 전환되면 가격경쟁력을 위해 쓰였던 프로모션 및 판촉행사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고, 라스트마일 등 비용적 부담을 판매가에 전가할 수밖에 없다”며 “소비자 편익 시장에서 공급자 수익 시장으로 재편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온라인 시장 성장률을 저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맥락에서 전문가들은 향후 이커머스 시장에서 쿠팡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김명주 연구원은 “속도감 있는 시장 재편 속에서 쿠팡이 이미 규모의 경제를 갖춰 점유율을 빠르게 올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영훈 연구원도 “쇼핑과 콘텐츠를 기반으로 본인들이 만든 생태계가 강해지고 있다”며 “산업 성장률이 둔화해도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며 지배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네이버는 플러스멤버십 등을 통해 가입자 유입을 유도하고, 브랜드 스토어 확장으로 자사몰 확충 전략을 지원하며 라이브 방송과 같은 네이버 트래픽을 활용한 서비스로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는 전략을 기대한다”며 온라인 시장에서 성장동력이 남아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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