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권 상단 돌파시 매수세 더욱 강화될 것
최근 국내증시 반등의 한 축을 담당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피지수 추가 반등에 베팅하고 있다는 신호가 잇따라 감지되고 있다.
2일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이같은 해석을 뒷받침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역시 외국인 수급 여건의 개선을 손꼽았다.
블룸버그가 최근 집계한 한국과 대만, 인도 등 주요 이머징 아시아 국가의 외국인 누적 순매수 분포를 살펴보면 외국인들은 3월 들어 국내증시를 포함한 아시아 증시 전반에 걸쳐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외국인은 3월 들어 아시아 주요국 증시에서 순매수세를 기록했다며 이러한 수급 변화와 함께 신흥국 채권 가산금리인 'EMBI+ 스프레드'가 하향 조정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교보증권 황빈아 연구원은 "이는 신흥 국가에 대한 시각이 점차 변화하고 있고 안전 자산 선호도 역시 완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러한 수급 변화와 안전 자산에 선호도 완화로 미뤄볼 때 수급 개선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아울러 코스피지수가 최근 외국인의 현물 수급과 선물 수급에 따른 프로그램 매매 추이에 좌우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두터운 매물대를 뚫고 재차 반등한 현 시점에서 우호적인 수급이 지속될 공산이 높다고 관측했다.
IBK투자증권은 외국인들이 최근 비차익 프로그램 매매를 통해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라고 전했다.
이 증권사 이영 연구원은 "프로그램 매수차익잔고가 8조원을 상회하는 등 차익거래를 통해 추가적인 프로그램 매수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가 비차익거래를 통해 유입되면서 수급 흐름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낼 가능성이 현재 높다"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최근 6월 선물의 상승 과정에서 미결제약정이 증가한 반면 6월 선물의 하락 과정에서 미결제약정이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선물 지수의 상승과 미결제약정의 증가 흐름이 동반, 추가적인 상승 에너지가 충분한 상태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외국인들의 업종별 매매 동향을 살펴보더라도 외국인들이 올들어 국내증시를 바라보는 시각이 상당히 달라졌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초 이후 외국인들은 금융위기로 인해 리스크가 높은 건설ㆍ은행을 중심으로 매도세를 집중했으며 상대적으로 보험ㆍ유통ㆍ전기가스 등 경기 방어주에 순매수세를 유입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지난 3월 중순 이후부터는 전기전자ㆍ철강금속ㆍ증권 등 경기 민감주에 대한 매수세가 증가했고 은행 업종에 대한 매도세 역시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는 상황이다.
이나라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처럼 외국인들 투자자들은 최근 경기 방어주에서 경기 민감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변경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지난해 리먼브라더스 파산 이후 지속되고 있는 박스권 장세가 최근 상단에 다다르면서 이를 돌파하게 될 경우 외국인 주식 순매수는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