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선된 시장분위기·발행목적·투자자 수요 '삼박자'속 성공 여부 관심
동양메이저가 3개월 만에 1500억원 규모의 'BB+' 등급 비우량 회사채 발행에 나서면서 그동안 'A' 등급 이상의 우량 회사채 위주로 맴돌던 자금시장의 온기를 점차 확산시키는 첫 주자가 될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동양메이저는 전일 기존 발행한 만기 도래 회사채 및 단기차입금 상환 목적으로 1500억원에 달하는 회사채를 1년 만기, 발행금리 10.02%의 조건으로 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채권은 동양메이저가 지난 1월 2000억원 규모로 만기전 조기 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 풋옵션 조항이 내재된 옵션부사채다. 채권자들은 2009년 11월 1일부터 8일까지 풋옵션 행사가 가능하다.
발행 주관사는 KB투자증권과 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으로 각각 800억원과 700억원씩 각각 총액 인수한다.
증권업계는 동양메이저가 최근 'BB+' 등급의 비우량 회사채 발행한 것과 관련해 1500억원 발행이 성공할 것인지 여부와 이로 인한 신용시장 정상화 기대감이 현실화 될 것인지에 예의 주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위험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는 주식투자와 준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회사채 투자가 급속도로 얼어붙는 양상이었지만 최근 회사채 시장의 분위기는 6개월전과는 상당히 달라졌다는 평가다.
이는 금융시장 안팎으로부터 들려오는 경기 회복 시그널이 잇따르면서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 인식이 점차 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반등세로 접어들었고 국내외 경제지표가 미약하나마 살아날 조짐을 보임에 따라 국내 신용시장의 정상화 기대감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다만 동양메이저의 'BB+' 등급 비우량 회사채의 경우 ▲완화된 신용시장 여건 ▲동양메이저의 발행 목적 ▲투자자들의 고금리 투자 수요라는 삼박자가 맞아 떨어졌다는 점에서 그동안 'A' 등급 이상의 우량 회사채 수요가 'B'등급까지 확산될 조건이 형성됐다는 점에서 발행 성공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회사채 시장의 온기가 'B' 등급으로 확산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할 부분이지만 투자에 앞서 여전히 양극화가 상당히 심하다는 점을 염두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신동준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B' 등급 회사채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주체는 개인 투자자"라며 "이들은 시중 금리에 만족하지 못하는 상황이고 회사와 발행사 역시 이러한 리테일 수요에 부응하고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그는 "기본적으로 기관 투자자들의 경우 규정상 회사채 투자는 'A'등급 이상으로 제한되어 있다는 점에서 회사채 투자 수요는 결국 시장이 될 수 밖에 없다"며 "따라서 'B' 등급 회사채 물량 소화가 활발히 이뤄지기 위해서는 정부의 구조조정 속도가 조금 더 빨라져 기업별 옥석이 가려지는 시기가 도래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태근 한화증권 연구원도 "현재 회사채 시장에서 리테일 분야는 소화가 꾸준히 이뤄지는 편이나 회사채 발행의 용도가 시설투자나 연구개발(R&D)가 아닌 대부분이 운전 자금용이라 실질적으로 위험 부담은 아직까지 남아 있다"고 전했다.
한신정평가 역시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동양메이저가 보유하고 있는 유휴자산 및 동양생명 지분 매각을 통한 차입금 감축 방안을 강구하는 것으로 판단되나 국내 금융시장 여건과 부동산 시장의 위축 등으로 유동성 확보 계획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박 연구원은 "경기선행지수가 최근 반등하고 있지만 적어도 몇 달 정도는 꾸준히 이어지는 모습이 나오며 경기지표들이 돌아서는 모습이 나와야하고 발행 기업의 유동성 역시 보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신용등급 'A' 이상의 우량 회사채 신용 스프레드는 빠르게 축소되고 있지만 'B' 등급 회사채 신용 스프레드는 제한적인 모습"이라며 "여전히 우량 및 비우량 채권 간 온도차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따라서 비우량 채권의 신용 스프레드 축소가 가시화되는 시점에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며 "비우량 채권에 대한 신용 스프레드 감소는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본격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