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약 2조3000억 원에 미국 중고거래 플랫폼 포쉬마크를 품었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 인수합병(M&A)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4일 “이사회 결의를 거쳐 네이버는 북미 최고의 C2C 커뮤니티 플랫폼 포쉬마크의 지분 100% 인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포쉬마크의 기업가치를 주당 17.9달러(약 2만5600원), 순기업가치 12억 달러(약 1조7196억 원)로 평가했다. 총 인수대금은 포쉬마크가 보유한 현금 5억8000만 달러(약 8311억 4000만 원)를 포함해 16억 달러(약 2조2928억 원) 규모다.
네이버에 따르면 포쉬마크는 사용자 80%가 MZ 세대인 글로벌 패션 C2C 1위 사업자다. 커머스와 커뮤니티, 소셜 기능이 결합된 독보적인 사업모델을 보유하고 있다.
최 대표는 “이번 인수는 국내 최대 e커머스 플랫폼인 네이버가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버티컬 패션, 글로벌 C2C 시장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단숨에 확보할 뿐만 아니라 커머스와 소셜을 연결하는 커뮤니티를 만들어 나가는 데 중요한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네이버만이 구현할 수 있는 커뮤니티 커머스라는 새로운 리테일 형식을 정립해 보겠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리커머스(recommerce)라는 것이 최근 MZ 세대들에게 굉장히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고, 가치 지향적인 소비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트렌드가 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리커머스가 어떤 측면의 커머스로 발전할 것인지 오랫동안 지켜봐 왔는데 결론적으로는 개인간의 소통과 본인의 옷장을 공개하는 등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발전하는 새로운 형식의 커머스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그런 관점에서 포쉬마크가 가장 이길 가능성이 높은 플랫폼이라고 판단했고, 이 플랫폼이 그러한 역할을 하는 데 네이버가 가지고 있는 기술들이 가장 효과적으로 쓰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 절차는 내년 초 마무리될 전망이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인수 종력은 내년 1분기에 예상하고 있으며 공정거래위원회 등 필요한 승인을 득하는 데 특별한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100% 현금 인수로 이번 M&A를 진행한다. 김 CFO는 “보유 현금과 가용 차입금뿐 아니라 그동안 네이버에 유의미한 전략적인 가치 또는 주가 부양에 재무적으로도 큰 기여를 하지 못한다고 판단되는 투자자산 중 일부의 유동화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상법에 따라 포쉬마크가 보유한 현금도 인수대금 일부로 활용할 수 있다.
네이버의 포쉬마크 인수 소식이 공개된 뒤 주가가 전일 대비 1만 원 이상 하락했다. 포쉬마크의 수익성에 대한 우려와 네이버가 적정 가격보다 높은 금액으로 인수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김 CFO는 “단기적인 수익성에 대한 우려도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성장을 희생하면서까지 수익성만 챙기는 전략만을 고수할 수는 없다”며 “네이버와 결합을 통해 포쉬마크가 예년의 성장성, 수익성을 곧 회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네이버는 포쉬마크가 최소 20% 이상의 연평균 성장률을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또 "최근에 거래되는 유사 업체들의 경우와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살폈을 때 (인수가가) 적정 가격의 범위 안에 들어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