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 스팩, 7년 만에 최고 기록 갈아치울 듯…합병 상장사도 역대 최고

입력 2022-10-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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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9월까지 27개 상장, 이달 11개 예정…연말까지 2015년 기록 경신 예상
스팩합병 상장사 10개…2010년 제도 도입 후 최고치 달성 전망하기도
전문가 “주가 조작 취약·종목 자체 변동성 큰 점 유의해야”

▲연도별 스팩 상장 수와 공모금액 (출처=한국거래소, DB금융투자)

국내 증시에 변동성과 공모 불황이라는 비가 내리자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이 무더기로 늘었다. 올해 9월까지 27개가 상장한 스팩은 이달에도 11개의 추가 공모가 접수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열풍을 이어갈 전망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스팩은 총 27개다. 이달에도 11개의 스팩이 상장이 완료 혹은 예정돼 있어 종전 최다 상장 해였던 2015년(45개)의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이 커졌다. 스팩은 증권사가 투자금을 모아 비상장기업을 인수·합병할 목적으로 만든 서류상 회사(페이퍼 컴퍼니)다.

증시 침체로 기업공개(IPO) 시장이 위축되면서 기업들의 스팩 상장 수요가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IPO 시장이 부진할 경우 기업이 원하는 만큼의 자금을 조달받지 못할 수 있는데, 스팩합병은 확실한 규모의 자금 조달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합병을 추진할 때도 기관 수요예측 부담이 없고, 상대적으로 완화된 심사 기준이 적용된다. 실제로 올해 3분기까지 스팩합병을 통해 상장한 기업은 10개로, 연말까지 심사 중인 기업들까지 합치면 2010년 제도 도입 이후 최고치(25개)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도 스팩 투자는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다. 우선 스팩 발기인으로 참여하는 증권사들의 신인도가 높고, 인수·합병 전문성도 갖췄다. 합병 완료기한 내에 합병이 실패하면 청산 및 상장 폐지되는데, 이 경우 투자자의 공모금은 소정의 이자를 붙여 반환된다. 합병 조건이 불리할 경우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투자금을 회수할 수도 있다.

수익률도 나쁘지 않다. DB금융투자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9년까지 모든 스팩 공모에 같은 금액으로 참여했다고 하면 합병 성공 스팩의 평균 수익률은 27.0%로 나타났다.

유경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기한 내 합병에 실패한 스팩의 수익률을 0%, 보유 기간을 3년이라고 하면 모든 스팩에 동일 금액으로 투자해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은 13.8%, 평균 보유 기간은 767일로 추산된다”며 “스팩의 높은 안정성을 고려하면 충분히 충분히 매력적인 수익률”이라고 설명했다.

스팩이 무해한 투자 종목으로 여겨질 수도 있지만, 단점 역시 극명하다.

유 연구원은 “합병과 관련한 내용이 거래소에 공시되기 전까지 합병대상 기업에 대한 정보를 얻기 어려워 제한된 정보만으로 공모에 참여해야 한다”며 “합병 완료기한이 임박한 경우 발기인들은 손실 위험을 줄이기 위해 비우량기업과의 합병을 추진하거나 합병비율을 스팩 주주에 불리하게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스팩의 유통주식 수가 적어 주가 조작에 취약할 수 있고, 합병 루머로 주가가 급등락하는 등 종목 자체의 변동성이 크다는 것도 유의해야 한다. 유 연구원은 “스팩 주가가 높게 형성됐을 때 매수하면 수익을 내지 못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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