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점령지 합병 투표…미국 “패배 직전인 것 같다”

입력 2022-09-21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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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손 등 점령지 행정부, 23일부터 투표
러시아 “투표 끝나면 우리 영토, 공격하면 나토 전면전”
우크라이나 “패배 두려워하는 행동”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연설하고 있다. 모스크바/AP뉴시스
러시아가 이번 주 우크라이나 점령지를 대상으로 합병 투표에 돌입한다. 우크라이나는 점령지 탈환을 천명했고 미국은 러시아가 패배 직전 상태인 것으로 판단했다.

20일(현지시간) 타스통신에 따르면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 자포리자주와 헤르손주 등 러시아가 점령 중인 지역 행정부들은 23일부터 나흘간 합병 투표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반격에 밀리고 있는 러시아는 이미 점령 중인 영토라도 빠르게 합병해 지키겠다는 심산이다.

러시아 정부를 대변하는 매체 RT의 마르가리타 시모니안 편집장은 텔레그램을 통해 “오늘 투표하면 내일 러시아 영토가 되고, 모레 러시아 영토에 공격이 벌어지면 이는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간의 전면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탈환 작전을 수행 중인 우크라이나는 점령지에서 러시아를 몰아내겠다는 입장이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가짜 국민투표는 아무 것도 바꾸지 못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는 모든 영토를 해방할 권리가 있고 러시아가 무슨 말을 하든 계속해서 수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국민투표는 러시아의 단순한 협박의 일부”라며 “패배를 두려워한다는 건 이런 행동”이라고 말했다.

미국 역시 러시아가 합병 투표를 서두르는 모습이 패배 위기감을 느낀 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은 MSNBC와 인터뷰에서 “가짜 국민투표를 비롯한 크렘린궁의 행동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고육지책”이라며 “러시아군이 패전 직전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이미 식량을 무기화한 적 있는 만큼 그가 사용해선 안 될 전쟁 무기를 쓸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화학무기나 핵무기 사용을 경고한 것을 그가 알아들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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