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냐 검사냐"…법무부, 인사에 고민 많은 까닭

입력 2022-09-1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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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과천정부청사 법무부의 모습. (뉴시스)

법무부 내 일부 과장직 인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빈자리에 외부개방직 인사를 받을지, 또는 검사를 파견할지를 두고 여러 추측이 나온다. 외부개방직과 검찰 출신에 뚜렷한 장단점이 있어 법무부 내부에서도 고민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법무부는 인권국 인권정책과장직 외부 채용 공고를 진행 중이다. 이날 퇴직 처리되는 전임자의 공석을 채우기 위한 절차다. 반면, 7월과 8월 각각 공석이 된 인권구조과장직과 여성아동인권과장직에 대해서는 아직 외부 채용 절차가 시작되지 않고 있다. 때문에 법무부 안팎에서는 두 자리에 외부 변호사들을 앉히는 대신 검사를 파견하지 않겠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해당 직위에 검사를 파견하는 것은 절차상 문제가 없다. ‘법무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시행규칙은 부이사관‧검찰부이사관‧서기관‧검찰수사서기관 또는 검사로 보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외부개방직과 검찰 출신 인사 모두 가능하다. 그러나 이들의 업무 처리 능력, 임기 제한 등 차이점도 분명하다.

외부개방직의 가장 큰 한계는 임기다. 직급마다 다르지만 인권정책과장에 해당되는 부이사관의 경우 채용일로부터 2년의 임기가 보장된다. 연장을 원할 경우 2년, 1년씩 최장 5년까지 임기를 유지할 수 있다. 5년이 지나면 단순연장이 아니라 임용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

임기가 정해져 있다 보니 업무 지속성 보장이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같은 1년 임기라고 할지라도 검사들은 1년 뒤 검찰 정기 인사를 의식해 성과를 만들지만, 외부개방직은 정해진 임기 때문에 업무 집중도가 비교적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다.

반면, 수사 관련 업무를 주로 해온 검사들은 성과주의가 지나치게 강하다는 평가도 있다. 법무부 분위기를 아는 한 관계자는 “검사들은 정책을 살펴보고 멀리 생각하기 보다는 빠른 시일 내에 성과를 내려 하는 편”이라며 “정책을 위해 기구를 만들고 사업을 진행하는 방법도 있지만 전국 지청 단위로 팀을 꾸리고 처리해나가는 게 익숙하다”고 평가했다.

이보다 외부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유연한 생각을 가진 것이 외부 개방직의 장점이기도 하다. 법무부 파견 경험이 있는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상식을 파괴하는 사고력이 외부 변호사의 장점”이라며 “검사는 조직에 대한 충성도가 있고 업무 효율성에 있어서 가성비가 좋지만 생각은 다소 경직된 면이 있다”고 말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앞서 ‘탈검찰화 정책 폐지’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를 두고도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앞서의 변호사는 “너무 충성도가 높은 검사들로만 꾸려진 법무부에서 같은 의견만 나온다면 그 조직은 발전성이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한 검사는 “장관과 합이 잘 맞는 사람들이 있어야 정책 추진도 속도를 낼 수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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