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무호흡증’ 조기 진단·치료, 치매 예방에 필수

입력 2022-08-31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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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분당서울대병원)

수면무호흡증을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면 치매 발생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고려대안산병원 호흡기내과 신철 교수와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윤창호 교수 연구팀은 대규모 코호트를 통한 장기간의 추적 관찰 연구를 통해 수면무호흡증의 조기 진단 및 치료가 인지기능의 향상과 치매 예방에 기여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31일 밝혔다.

자는 동안 숨쉬기를 멈추는 질환인 ‘수면무호흡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코골이’다. 일반적으로 심한 코골이와 함께 거친 숨소리가 동반되다가 무호흡으로 조용해진 다음 시끄러운 소리와 함께 호흡이 다시 시작된다면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주관하고 고려대 인간유전체연구소에서 진행하는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KoGES)의 대단위 코호트들 중 하나인 안산코호트에 참여하고 있는 성인남녀 1110명(나이 58.0±6.0세, 남자46.6%)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정상군 △수면무호흡증 호전군 △수면무호흡증 발생군 △수면무호흡증 지속군의 네 그룹으로 나눠 추적 관찰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대상자들을 2011년부터 2018년까지 4년 간격으로 추적 관찰해 뇌자기공명영상(MRI) 및 신경인지기능검사를 통해 수면무호흡증이 성인의 뇌 구조와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다.

▲고려대안산병원 신철 교수(사진 왼쪽), 분당서울대병원 윤창호 교수(오른쪽)

그 결과 수면무호흡증이 발생한 그룹에서는 지속적 주의집중 및 시각정보 처리 기능이 3.2% 저하됐다. 반면 수면무호흡증이 호전된 그룹에서는 시각 기억의 즉각 회상(immediate recall) 및 지연 회상(delayed recall) 검사를 실시한 결과, 그 점수가 각각 평균 17.5%, 33.1% 증가하며 시각 기억 능력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는 노인성 치매의 주된 증상이 인지기능의 저하임을 고려할 때, 수면무호흡증의 조기 치료가 인지기능의 회복 및 향상과 함께 치매 예방에 기여할 수 있음을 내포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4년간 수면무호흡증이 지속된 경우, 인지장애 및 치매에 취약한 60세 이상 장년층에서 시각 기억 능력의 유의미한 저하가 나타났고, 해당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뇌 백질(white matter)의 손상(변성)이 확인됐다. 백질은 주로 신경세포의 축삭이 지나가는 곳으로 축삭은 마치 전깃줄과 같아서 다른 신경세포로 전기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백질이 손상(변성)되면 축삭을 통한 정상적인 전기신호 전달이 어려워지고 이는 곧, 뇌 기능 저하 및 인지장애로 이어진다.

신철 교수는 “이번 연구는 대규모 코호트를 기반으로 수면무호흡증이 뇌 구조와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장기간 추적 관찰한 최초의 연구”라며 “수면무호흡증의 조기 발견과 치료가 고령화에 따른 인지장애 및 치매 발생을 예방할 수 있음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향후 보다 더 심도있는 연구와 수면무호흡증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함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연구 교신저자 윤창호 교수는 “연구를 통해 수면무호흡증을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한다면 예후가 좋은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며 “급속히 진행되는 고령화 사회에서 치매 및 인지장애의 발생을 낮추기 위해 적극적인 진료와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의사협회(AMA) 공식 학술지 ‘Journal of American Medical Association(JAMA) Network Open’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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