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각종 악재에 부진을 거듭하던 카카오3형제(카카오·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가 반등에 나서고 있다. 7월 이후 세 종목의 시가총액은 10조 원 가량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증권가는 하반기 성장세가 이어질 거란 전망에도 목표가는 낮추는 모습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카카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의 총 시가총액은 지난 12일 기준 62조463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6월 말(51조6227억 원) 대비 약 10조4000억 원(20.2%) 가량 늘어난 수치다.
올해 들어 6월까지 카카오 3형제 시총이 약 49조 원 증발했던 것과 달라진 분위기다. 카카오의 시총은 한달 반만에 6조7883억 원(29조9365억 원→36조7248억 원) 늘었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는 각각 1조9071억 원(13조7883억 원→15조6954억 원), 1조7282억 원(7조8979억 원→9조6261억 원) 증가했다.
카카오는 시총 10위 자리를 재탈환했다. 카카오는 6월까지 시총 20조 원 가량이 줄면서 시총 상위 10위권 밖으로 밀리며 기아에 10위 자리를 내준 뒤 엎치락 뒤치락 하는 모습을 보이다 이달 들어선 10위 자리를 유지 중이다.
카카오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18%(1800원) 내린 8만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7월 초 종가기준 6만6200원까지 떨어지는 등 52주 신저가를 경신했으나 이후 약 22% 가량 오른 상태다. 지난 4일에는 하루 만에 7.5% 오르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연일 52주 신저가를 경신하던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도 7월 이후 각각 약 13%, 24% 상승했다.
카카오에 ‘올인’하던 개미가 주가 바닥에 물량을 던지자 기관과 외인이 받은 모양새다. 개인 투자자들은 올해 6월까지 카카오 주식 1조7715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순매수 3위를 기록했으나, 7월 이후엔 2330억 원 어치를 팔아치우고 있다.
기관 투자자들은 저점매수 행렬이 이어졌다. 기관은 7월 이후 카카오 주식을 1954억 원 어치 사들였다. 이는 기관의 순매수 상위 종목 2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6월까진 6374억 원 어치를 팔았다. 카카오뱅크(399억 원)와 카카오페이(260억 원)도 7월 이후 600억 원 가량 사들였다. 외인 투자자들도 카카오를 470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올해 들어 6월까지 1조1626억 원치를 팔아치우며 발빼기에 나섰던 모습에서 변화가 감지된다.
카카오의 2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소폭 하회하긴 했으나 견조했다. 2분기 매출(1조8223억 원), 영업이익(1710억 원)은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컨센서스는 매출 1조8321억 원, 영업이익 1758억 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뱅크의 2분기 당기순이익이 17.7% 감소했다. 플랫폼 수익 감소와 선제적인 미래 대손충당금 적립에 따른 비용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카카오페이는 2분기 125억 원의 영업손실을 나타냈다. 8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분기 리뷰에서 편입이 기대됐으나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증권가는 하반기 실적 성장이 지속될 거란 전망을 내놓고는 있으나 목표가는 낮춰잡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5일 실적 발표 이후 카카오에 대한 19개 증권사들의 평균 적정 주가는 10만8842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말 카카오 관련 리포트를 낸 증권사 16개사의 평균 적정주가 12만2000원에서 내렸다.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 컨센서스도 실적 발표 후 7449억 원으로 하락했다. 앞서 지난 1월 1조372억 원에서 지난 6월 말 8208억 원으로 내린 바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경기 둔화와 리오프닝의 영향으로 광고와 커머스 부진이 나타났다”며 “외부변수와 관련된 우려에도 불구하고 하반기는 회복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김동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1분기 부진했던 톡비즈부문 매출 성장 강화를 위한 하반기 구체적인 개편안이 제시된 점이 긍정적”이라며 “3분기 카카오톡 친구탭으로 비즈보드 지면이 확대되면서 4분기 매출에 본격 반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