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커… 대외부문 통해 위기 상황 현실화 가능성 우려
현재로썬 대외부문 취약성이 과거 위기만큼 높진 않지만, 불확실한 글로벌 경제환경 아래서 대외부문을 통한 위기가 현실화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16일 한국금융연구원은 ‘최근 대외부문 지표 악화에 대한 평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대외채무(외채)는 지난해 말 국내총생산(GDP) 대비 34.9%로 글로벌 금융위기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상승했다”라며 “대외금융부채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GDP의 70% 내외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됐지만, 코로나19 이후 80% 이상으로 증가했다“고 우려했다.
GDP 대비 외환보유액 역시 2009년 28.6%에서 지난해 말 25.6%로 소폭 줄었다. 올해 6월 말에는 외환시장 개입과 기타통화 자산의 평가 하락 등에 따라 약 24% 수준으로 낮아졌다.
특히 보고서는 “올해 상반기 통관기준 무역수지는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대외금융자산 축적의 원천이었던 경상수지 흑자가 축소될 우려가 있다”라며 ”2분기 연속 적자는 국제유가(WTI 기준)가 분기 평균 배럴당 140달러까지 상승했던 2008년 이후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폭 확대된 대외금융자산, 경상수지 흑자 유지 예상, 코로나19 이전까지 안정적이었던 대외금융부채 수준 등에 비춰볼 때 현시점에서 대외부문 취약성은 과거 위기만큼 높아지지 않다고 보고서는 내다봤다.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외환위기 이후 1999~2007년 중 연평균 흑자 규모가 GDP 대비 1.7% 수준이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10~2021년에는 4.6%로 확대됐다. GDP 대비 대외금융부채는 2009년 말 77.0%에서 2021년 말 83.9%로 소폭 반등했고 연기금과 기업, 가계 등의 대외금융자산은 같은 기간 37.8%에서 94.8%로 대폭 늘었다.
대외채무도 주로 원화 표시인 외국인채권투자 잔액이 GDP 대비 16.1%에서 19.1%로 증가했지만, 외화표시 차입금이 대부분인 기타투자부채는 19.0%에서 13.0%로 낮아져 통화구성 면에서도 개선됐다는 평가다.
우려도 여전히 존재한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향후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한 수출 위축, 글로벌 에너지·곡물 가격 재상승 등으로 경상수지가 적자로 반전하거나, 세계경기 급락 등에 따른 국제금융시장의 경색이 나타나는 등 대외 충격의 크기가 커서 대외부문을 통해 위기 상황이 현실화할 가능성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연구위원은 이어 “특히 가계 등 비금융부문 대내외 부채 모두를 총괄하는 GDP 대비 부채 비율은 지속 증가해왔다는 점에서, 향후 채무상환부담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대내 부채 위험을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