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계 남은 과제는 지분 이전ㆍ경영 능력 입증
연 매출 2000억 원대의 코스닥 우량기업 우주일렉트로의 오너 2세가 회사에 입사한지 불과 1년이 지나기도 전에 각자대표로 선임되며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됐다. 향후 최대주주인 부친으로부터의 지분 이전 과정을 비롯해 경영 능력을 입증하는데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우주일렉트로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기존 노영백 대표(회장)에 더해 노중산 사장을 각자대표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회사 설립 이래 대표이사가 변경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파악된다.
우주일렉트로는 노 회장이 1993년 설립한 우주전자가 전신이다. 1999년 지금의 우주일렉트로로 법인 전환했으며 코스닥 시장에는 2004년 상장했다. 이 회사는 전기ㆍ전자부품 제조ㆍ판매업과 자동차 부품 제조ㆍ판매 사업을 영위한다. 주력 제품은 IT 부문(모바일, 디스플레이)의 커넥터였으나, 최근 IT 부문 제품의 수요는 주춤하는 반면, AD 부문(자동차)의 커넥터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이번에 새롭게 각자대표에 오른 노중산 사장은 노 회장의 아들로 1982년생이다. 작년 9월 회사 입사 이전에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SOFTWARE ENGINEER), 링크드인(LINKEDIN) 등의 외국계 기업에서 근무한 것으로 보인다. 입사와 함께 사장에 오르며 경영을 총괄했으며 올해 3월 등기이사로 신규 선임됐고 최근 각자대표가 됐다.
보통의 오너 2~3세 등이 수년간 경영 수업을 받으며 경영 능력을 입증, 단계를 밟아 올라가는 것과 비교하면 확연하게 빠른 초고속 승진이다. 이러한 경영 승계 배경에는 노 회장이 연로하다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노 회장은 1949년생이다.
노 사장이 경영 전면에 나섬에 따라 남은 승계 과제는 지분 이전과 경영 성과 입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주일렉트로의 현 최대주주는 21.25% 지분을 가진 노 회장이다. 또 그의 부인 이정실 씨와 딸 노선일 씨가 각각 3.76%, 2.66%를 보유 중이고 노 사장이 누나보다 약간 더 많은 2.87%를 갖고 있다. 경영 승계의 방점을 찍으려면 부친의 지분을 증여받거나 장내매수로 늘리는 등의 후속 작업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본격 시험대에 오른 노 사장의 경영 능력 입증해야 한다. 작년에는 9월에 입사한 터라 2010년 이후 10여 년 만에 가장 많은 244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음에도 온전히 노 사장이 이룬 성과라 평가받기 어렵다.
회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창업주의 나이가 있다 보니) 경영 승계에 속도를 낸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노 사장은) 작년 입사 이전에도 당사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고 있고, 외국계 회사에 다닌 이력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