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법' 통과에 커지는 우려…산업연구원 "전략 마련 시급"

입력 2022-08-04 11:00수정 2022-08-04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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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신냉전 본격화 예상…국가종합과학기술 전략 등 대안으로

▲미국 경제안보 및 과학 연구 혁신 전략 개요 (손미경)

미국이 2000억 달러(한화 약 261조 원) 규모를 투입하는 내용의 반도체와 과학법(The Chips and Science Act)을 확정함에 따라 국내 반도체 전략을 재편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미중 기술패권 경쟁이 심화할 것에 대비해 국내 첨단산업 전략을 고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산업연구원이 4일 발표한 '미국 반도체와 과학법의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의회가 지난달 29일 통과시킨 반도체와 과학법에 따라 향후 세계 경제·산업 분야에서 미중간 신냉전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반도체와 과학법은 520억 달러(약 68조 원) 규모의 반도체 지원법과 첨단기술 및 기초과학 연구·개발(R&D) 등을 담은 법으로 총 2000억 달러 규모의 연방 재정이 투입될 예정이다.

특히 법안에는 '중국(China)' 또는 '중국의(Chinese)'라는 단어가 14번이나 들어갈 정도로 중국을 겨냥한 내용이 눈에 띈다. 중국과 전략적 경쟁에 대비해 기술 경쟁력과 경제력, 군사력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이번 법안으로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기업은 향후 10년간 중국을 비롯한 요주의 국가에 장비 도입이나 증설 등 제조역량 확대와 신설 투자가 금지된다. 오로지 내수용 저기술 반도체 생산시설만 가능하다. 또 동맹국과 함께 수출을 통제하는 등 국제 반도체 공급망 거버넌스 구축에 5억 달러의 예산이 투입된다.

산업연구원은 반도체와 과학법에 대해 "국가 경쟁력이 과학기술과 첨단산업 경쟁력에 좌우된다는 사실을 새삼 재조명하고 있다"며 "한국 역시 국가적 차원의 종합 과학기술 및 산업전략을 입안 및 실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향후 미·중 간 신냉전 전개에 따른 글로벌 산업지형 격변기를 전략산업 도약의 기회 요인으로 활용하기 위한 대외 산업기술 전략의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산업연구원은 주요국의 전략적 행보를 예로 들며 "반도체 산업은 2025년경 다시금 글로벌 분업 구조의 전환기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연구원은 이날 발효된 국가첨단전략산업특별법이나 지난달 발표한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전략 외에도 추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국가첨단전략산업특별법은 정부가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등 국가적 차원에서 지정한 첨단전략기술을 직접 보호하고 육성하는 내용을 담은 법이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미국과 유럽연합(EU)이 탈(脫) 대만을 준비하고 있다며 "안보 위협에 직면한 대만에 대한 첨단 반도체 의존 완화가 핵심 현안으로 떠오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탈대만 수요 선점을 위한 전략이 필요하며 단기적으로는 국내 첨단 후공정 생태계 경쟁력 강화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경희권 산업연구원 성장동력산업연구본부 부연구위원 "향후 글로벌 수준에서 미래 유망 신기술 발전 및 혁신적 제품과 서비스 시장 성장에 대한 우리 정책 당국의 기민한 정보 수집과 선제적 대응 체계 마련이 긴요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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