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거] ‘할매니얼’ 가고 해외 감성 디저트 뜬다?

입력 2022-07-14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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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를 거슬러 일명 ‘할매니얼’(할머니+밀레니얼) 열풍이 불던 때가 있었습니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할매니얼’ 열풍은 한국적인 식재료를 주재료로 한 디저트를 MZ세대의 대표 간식으로 발돋움시켰는데요. 이제는 카페만 가도 흑임자 케이크, 옥수수 아이스크림, 양갱과 같은 메뉴를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할매 입맛’이 대중적인 트렌드가 된 것이죠.

그런데 이 한국형 디저트가 식품업계를 어느 정도 평정하자, 새로운 디저트 열풍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그것도 ‘할매니얼’과는 완벽히 상반되는 트렌드입니다. 외국에서나 볼법한 디저트가 올해 한국의 디저트 시장을 점령했기 때문입니다.

‘할매니얼’의 시대가 지고 이제는 글로벌 디저트가 MZ세대의 입맛을 사로잡았습니다.

한동안 ‘할매 입맛’, ‘할매니얼’, ‘할밍아웃’(할머니+커밍아웃) 인증 글이 쏟아지던 소셜미디어(SNS)에는 ‘해외 감성’, ‘현지 감성’을 강조하는 식당이나 카페를 공유하는 글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국적인 메뉴를 파는 가게 정보를 한데 모아 공유하는 콘텐츠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가장 이국적이고, 특이한 메뉴가 있는 곳이 ‘핫플’이라며 눈길을 끄는 모양새입니다.

이국적인 디저트는 주변에서 흔히 보던 메뉴부터 생소한 음식까지 다양합니다. 특히 ‘할매니얼’ 열풍 때 유행하던 메뉴가 이국적인 모습으로 탈바꿈한 채 인기를 끄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도넛이 대표적입니다.

‘할매니얼’ 열풍 때에는 흑임자나 팥을 넣은 도넛이 유행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시쳇말로 ‘뉴욕 감성이 한 방울 들어간’ 듯한 도넛이 인기가 많습니다. 하이틴 감성이 물씬 풍기는 가게에서 버터와 커스타드 크림이 듬뿍 들어간 도넛을 굽는 곳들이 연이어 등장하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인기는 끝도 없습니다. 인기 도넛 가게를 들른 후 후기를 적은 한 누리꾼은 “도넛을 테이크아웃 하는 데만 기본 1시간이 걸린다”며 “오픈런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는 글을 적기도 했습니다. 게시 글에 달린 댓글에는 이에 공감하며 대기가 적은 시간대를 공유하는 누리꾼들도 다수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국내에서 다소 생소했던 디저트도 유행하고 있습니다. 미트 파이나 카이막 등이 대표적인데요. 일명 다진 고기가 들어가는 미트 파이는 ‘투르티에르(Tourtiere)’라는 캐나다식 고기 파이로, 국내에선 알려지지 않은 음식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오픈런’을 해서 구매해야 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죠.

카이막은 방송인 백종원의 추천으로 국내에 알려진 튀르키예식 디저트입니다. 이는 우유의 지방층을 분리해 만든 크림으로, 꿀과 함께 먹는 음식이라고 하는데요. 최근 청년층을 중심으로 카이막을 먹어본 뒤 인증하는 문화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SNS에선 관련 글만 수만 건에 달하며, 최근에는 카이막을 판매하는 가게들도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장 한국적인 디저트에서 가장 이국적인 디저트로 유행이 변한 까닭은 무엇일까요?

소비자들은 ‘해외여행’을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수년째 해외여행을 떠나지 못하자 ‘디저트라도 이국적인 것을 먹어보자’는 이들이 증가해 이 같은 유행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실제 코로나19 사태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많은 이들이 수년째 해외여행을 가지 못했는데요.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미뤄왔던 해외여행이 가능해지나 싶더니 ‘유가 폭등’으로 비행기 값이 폭등해 해외여행을 미루는 이들이 많습니다. 이에 국내에서라도 해외 느낌을 느껴보고자 이국적인 디저트를 찾는 사람들이 증가한 것입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 같은 유행 변화 양상이 MZ세대의 특성을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생소한 디저트를 선호하는 현상은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MZ세대의 특징이 반영됐기 때문”이라며 “유행이 하나(할매니얼)에 고정되지 않고, 볼거리가 많은 (해외 감성) 디저트로 옮겨가며 기존에 누리지 않았던 차별화된 포인트를 찾아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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