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탈중국 외친 尹정부, 경제 피해 고려해야

입력 2022-07-1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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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대(對)중국 수출이 전년보다 0.8% 줄었다. 우리 수출에 뼈아픈 대목이다. 15개월 연속 두 자릿수를 이어온 수출 증가율이 지난달 한 자릿수로 내려가게 된 주된 원인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난 10여간 우리나라가 중국과의 무역에서 흑자를 보였지만 양국 수교 이후 최초로 올해 5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적자를 냈다. 이제는 중국에 제품을 수출해 벌어들인 돈보다 원자재 등의 수입으로 중국으로 나가는 돈이 더 많다는 얘기다. 이를 의식한 것일까.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나토 순방에 동행한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기자들에게 “지난 20년간 우리가 누려왔던 중국을 통한 수출 호황이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 대안시장이 필요하며 유럽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탈중국 발언은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 및 그 동맹국과의 경제·안보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에서 나온 발언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그의 발언은 중국의 심기를 건드려 중국이 우리나라에 경제 보복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등 거센 논란을 불렀다.

개인적으로 중국 수출 호황 시대는 끝났다는 최 수석의 발언이 경제관료 출신 입에서 나온 말인지 의심케 했다. 매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대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5% 정도로 대유럽 수출 비중(13% 정도)보다 2배 가까이 많다.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과의 관계를 단칼에 끊어버리는 게 우리 국익에 부합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

중국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1%포인트 낮아지면 우리나라 성장률도 0.1%~0.15% 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우리나라는 수많은 필수 원자재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으로부터의 원자재 공급이 끊기면 국내 생산 및 수출이 어려워진다. 작년 12월 중국의 요소 수출제한이 불러온 요소수 부족 사태발 물류 대란이 대표적인 예다.

이를 고려하면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것은 옳은 방향이나 우선적으로는 시장 다변화 등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돼야 하고, 이에 대한 성과물이 필요하다. 이를 무시하고 맹목적으로 탈중국만 외친다면 중국의 경제보복만 부를 뿐이다. 이는 현재 어려운 경제 상황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우리 기업과 국민의 불안감만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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