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는 '쑥', 업무 효율은 '뚝'…폭염에 '더위 먹은' 경제

입력 2022-07-10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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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으로 약 3539억 원 경제 손실…월평균 기온 1도 오를 때 물가지수 743원↑

▲1일 오후 폭염주의보가 발효 중인 서울 여의대로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기후 변화로 인한 때 이른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폭염으로 인해 농·축·수산물 수급에 차질이 생겨 물가 상상을 자극하고, 전반적인 업무 효율을 떨어뜨리는 등 우리 경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력 상황도 비상이 걸렸다.

10일 기상청의 6월 기후분석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평균기온은 22.4도로 평년 6월 평균기온보다 1도 높았고, 1973년 이후 2020년(22.7도), 2013년(22.5도)에 이어 3번째로 높았다. 특히, 6월 하순의 평균 기온은 25.7도로 관측 이래 가장 더웠다. 서울, 수원, 춘천을 비롯한 전국 13개 지역에서는 관측 이래 처음으로 6월 첫 열대야 현상이 발생했고, 열대야 일수도 1.2일로 가장 길었다. 열대야는 밤 최저기온이 25도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 현상이다.

평년보다 더운 날씨에 열사병, 열탈진 등 온열질환자도 급증했다. 질병관리청이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를 통해 5월 20일∼7월 8일 파악한 온열질환자는 67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1.9%(502명) 늘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기후변화리스크연구단의 '2020년 폭염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온열질환은 농림어업 등 폭염에 주로 노출되는 야외노동자에게 더 많이 발생한다. 직업군별 만 명당 온열질환 발생률은 전기·가스·수도사업, 광업 등에 종사하는 야외노동자가 15.1명으로 그 외 직업군(2.4명)보다 6배가량 많았다.

폭염은 업무 효율성도 떨어뜨린다. 폭염에 의해 근로자의 열 스트레스가 증가하면서 신체적, 정신적 능력이 감소하고, 이는 작업역량 저하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사상 최악의 폭염이 덮쳤던 2018년은 근로자의 업무 효율이 13% 이상 감소했으며, 특히 온열질환자 발생이 높은 직업군은 업무 효율이 평균 25% 이상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하루 8시간 근무를 가정하면 고온 발생에 따른 업무효율 저하로 손실 노동시간은 일평균 약 51만 시간이며, 최저시급으로 계산하면 약 3539억 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

폭염은 농·축·수산물에도 직접적인 피해를 준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와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으로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폭염으로 인해 농·축·수산물 수급에도 불균형이 발생할 경우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더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 보고서에 따르면, 월평균 기온이 1도 올라갈 때 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743원 증가했다. 배추의 경우, 일평균 기온이 1도 올라갈 때 소매가격은 전일 대비 289원 올랐다. 2018년 8월 기준으로는 월평균 기온이 1.8도 오를 때 가구당 가계소비 추가 지출액은 441원에서 1363원으로 늘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8일 기준 시금치(4kg)의 평균 도매가격은 5만3740원으로 4일보다 1만6920원(45.9%) 올랐고, 1년 전보다 3만5128원(188.7%) 급등했다. 오이(가시계통·10kg)의 평균 도매가격도 8일 기준 5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3만4500원(197.1%) 올랐고, 열무(4kg) 가격도 1만6680원으로 6418원(62.5%) 상승했다.

폭염에 최대 전력수요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력 수요가 높을수록 전력 수급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게 된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7일 최대 전력수요는 9만2990MW(메가와트)까지 치솟아 기존 최대 기록인 2018년 7월 24일 9만2478MW를 넘어섰다. 예비전력은 6726MW에 그쳤고 공급 예비율은 7.2%까지 떨어졌다. 폭염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전력도 비상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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