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코스피…주가도 실적도 ‘먹구름’

입력 2022-06-22 16:00수정 2022-06-22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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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지난해 6월 코스피가 사상 최초로 3300선을 돌파한 지 1년이 지난 지금 코스피는 고점 대비 28% 넘게 빠지며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이 투자심리(센티멘털)뿐만 아니라 우리 기업들의 체력(펀더멘털)까지 깎아내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236조4025억 원으로 집계됐다. 3개월 전보다는 2.73% 늘었지만, 최근 1개월간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를 반영해 0.10% 하향 조정됐다.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전망을 제시한 코스피 상장기업 202곳(보험업종 제외) 중에서는 92개사의 영업이익 추정치가 한 달 전보다 낮아졌다.

지난해 기업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기저효과와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잇따라 ‘깜짝 실적’을 내놨다. 풍부한 유동성 속 탄탄한 펀더멘털과 개인 투자자를 필두로 한 양호한 수급이 코스피를 뒷받침했다.

그러나 연초 이후 우크라이나 사태, 미국의 금리 인상 등 대외 악재들이 겹치며 기업 실적에도 먹구름이 꼈다.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의 ‘3고’가 길어지고 있어서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코스피가 주요국 대비 상대적으로 선방했던 것은 양호한 1분기 실적에 따른 이익 모멘텀 차별화와 원·달러 환율 하락에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6월 이후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익 모멘텀이 점차 둔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화학, 증권, 건설업종 등의 실적 둔화가 두드러졌다.

롯데케미칼의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56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63.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원가 부담과 낮은 수요 등 업황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금호석유(-39.7%), 효성화학(-38.1%), 한국카본(-30.7%), LG화학(-23.3%) 등도 부진한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증시 활황으로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썼던 증권업종도 역기저효과에 따라 실적 눈높이가 낮아질 전망이다. NH투자증권(-32.9%), 삼성증권(-29.5%), 키움증권(-26.7%), 미래에셋증권(-18.6%) 등도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2분기 실적 발표를 지나며 기업이익 전망치가 본격적으로 하향 조정 국면에 접어든다면 주가수익비율(PER) 측면에서 저평가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적에 대한 신뢰가 약해진 탓에 양호한 실적이 전망되는 기업들의 주가도 부진한 상황이다.

또한 대외적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수출 중심의 우리나라 경제는 더욱 타격을 입을 공산이 크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하반기 수출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3.9%에 그치면서 상반기 예상치(15.2%)보다 크게 둔화할 것으로 예측됐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성장 둔화 여파와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공급망 훼손, 그리고 신흥국의 부실 리스크 등에 따른 글로벌 교역 규모 둔화가 국내 수출 둔화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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