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파네타 바이오컴 캘리포니아 CEO 조언…노벨상 수상자 6명 배출 '솔크연구소' 연간 R&D비 2000억원, 한국 정부 지원과 맞먹어
"한국의 바이오클러스터가 캘리아포니아처럼 성공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인재를 모으기 위한 투자입니다. 여기에 더욱 중요한 것은 정부 지원과 소통입니다."
조 파네타<사진> 바이오컴 캘리포니아(Biocom California) CEO는 15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에서 한국의 바이오 클러스터를 위해 이같이 조언했다. 바이오컴 캘리포니아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생명과학 단체로, 1600명 이상의 회원과 25년 이상의 프로그램 운영 경험을 갖고 있다. 현지 바이오 산업 발전을 위한 구심체 역할을 수행하는 곳이다.
국내에서도 정부와 지자체를 중심으로 인천 송도, 충북 오송, 대구 신서, 인천 송도 등 20여 개 바이오클러스터가 산재돼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다수의 바이오클러스터가 유사한 분야에 중복 투자해 효과가 감소하고, 산·학·연·병의 유기적인 협력 관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꾸준히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파네타 CEO는 "캘리포니아의 생명공학 생태계는 50년 이상의 역사를 갖고 있다"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미국 대표 바이오 클러스터로 자리잡았다고 강조해 한국과의 차별점을 시사했다. 이곳은 2020년 기준 4050억 달러(약 510조 원)의 경제 효과를 냈으며, 48만8000여 명이 일하고 있다.
노벨상 수상자 6명을 배출한 솔크 연구소(Salk Institute)는 캘리포니아 바이오클러스터의 든든한 뒷받침이 되고 있다. 이날 오전 방문한 솔크 연구소는 폴리오 백신 발명가 조나스 솔크가 1960년 설립한 비영리 연구기관으로, 암, 뇌신경과학, 면역학, 유전학이 집중적으로 연구된다.
대칭을 이루는 2개 건물 사이에는 물줄기가 바다를 향해 흐르고 있다. 연구소에서 끊임없이 공유되는 지식의 흐름을 형상화한 물줄기이다. 이곳은 50여 개 연구실의 벽을 없애 연구원들 간의 자유롭고 끊임없는 소통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안내 표시가 없는 점도 특징이다. 연구원끼리 자연스럽게 마주치면서 교류하도록 유도하는 장치다.
연구소 내부를 안내한 루벤 쇼 박사는 "솔크는 각 분야 연구소의 구분을 없애고 대학 캠퍼스처럼 오픈돼 있다"면서 "1년 내내 쾌적한 날씨가 유지되는 샌디에이고에서 언제든지 연구실 밖으로 나가 다른 연구원들과의 교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솔크 연구소는 정부지원 기금(60%)과 기부금(30%), 라이선스 아웃(10%)으로 연구비용을 충당한다. 연간 1억5000만 달러(약 2000억 원) 규모로, 지난해 우리 정부가 바이오분야 연구·개발(R&D)에 지원한 금액(2371억 원)과 유사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