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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서 퍼지는 공장 폐쇄…러시아산 에너지 의존 비싼 대가

입력 2022-06-14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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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료 부족, 전기료 상승 ‘이중고’
비료 생산업체들, 막대한 타격
철강업체들도 생산 줄여
대체 에너지는 현실화 어려워

▲13일(현지시간) 독일 말나우에 있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이 보이고 있다. 말나우/로이터연합뉴스
유럽 제조업체들이 지난 수십년간 저렴한 러시아산 에너지에 의존했던 것에 대해 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제재로 러시아산 천연가스와 원유 수입이 급감하면서 유럽에서 공장 폐쇄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에너지 비용이 치솟아 유럽 제조업체들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게 그 배경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현재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은 미국보다 3배 높다.

유럽의 화학, 비료, 철강, 기타 에너지 집약 제품 제조업체들은 지난 8개월 동안 에너지 수입 불안에 대한 압박을 받아왔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부터 조성된 긴장 관계 때문이다. 제재를 위해 유럽 국가들이 직접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제한하기도 했지만 러시아도 에너지를 무기화하면서 천연가스 공급 등을 일방적으로 중단했다.

일부 제조업체는 미국과 중동 등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은 에너지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공장 문을 닫고 있다. 천연가스 부족의 영향이 크다. 유럽 제조업체는 천연가스를 에너지원이자 생산 원료로 사용하고, 또 천연가스가 유럽에서 전기료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어서 공장 운영에 이중고를 안긴 탓이다. 유럽연합(EU)이 수입한 천연가스의 약 40%가 러시아산이다.

천연가스는 특히 암모니아의 유기 합성 원료로 쓰이는데, 비료 생산에 암모니아가 필수다. 그러나 천연가스 수입이 줄면서 비료 생산업체들이 공장을 가동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네덜란드의 비료 생산업체인 OCI의 아메드 호시 최고경영자(CEO)는 “네덜란드 내에서 암모니아 생산을 줄이는 대신 미국, 이집트, 알제리 등에 있는 다른 공장에서 암모니아를 수입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하소연했다.

OCI의 상황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대안을 찾지 못한 비료 업체들은 공장 운영을 중단하고 있다. 영국 최대 비료 생산업체인 CF인더스트리스홀딩스는 지난주 지난해부터 암모니아를 생산하지 못하고 있는 공장들을 영구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유럽의 철강회사들은 가스와 에너지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생산을 줄여왔다. 스페인에서는 3월 전기료가 치솟자 아세리녹스를 비롯한 철강회사들이 생산량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일부 공장을 폐쇄했다. 아세리녹스의 미겔 페란디스 토레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생산라인 중 하나를 3일간 중단했다”며 “완전히 미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제조업체들은 천연가스 대신 수소를 활용하거나 풍력, 태양열 에너지 등을 대안으로 고민하고 있지만 당장의 대안이 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유럽화학산업협회는 “이런 방법들이 현실화되려면 유럽이 훨씬 더 많은 투자를 해야만 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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