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에스베어링이 추진하는 500억 원대 규모 유상증자에 구주주가 100% 초과 청약했다. 회사가 계획했던 생산시설 확장 등 경영 방침에 대해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씨에스베어링이 구주주를 대상으로 한 주주배정 유상증자 청약 결과 101.15%의 청약률을 기록했다. 9~10일 이틀간의 청약기간에 391만9600주 발행예정에 396만4835주가 청약됐다.
또 구주주 초과청약 후 발생한 단수주 4784주는 금융투자협회 증권 인수업무 등에 관한 규정 제9조 2항에 따라 일반공모 청약자에게 배정하지 아니하고 대표주관사가 인수한다. 구주주 청약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별도의 일반공모 절차 없이 청약은 조기 종료된다.
자금 모집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회사의 생산시설 확장도 순탄하게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씨에스베어링은 앞서 4월 채무상환과 시설확충 등을 목적으로 500억 원대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유증 진행 과정 중 주식시장의 전반적 약세 흐름에도 주가는 견조한 모습을 이어가 예정발행가보다 9%가량 낮은 1만2950원에 유증 최종 발행가액이 확정됐다. 이에 따라 유증 최종 발행 규모도 558억여 원에서 507억여 원으로 소폭 줄었다.
회사는 최종 조달 재원으로 시설투자 201억 원, 채무상환 200억 원, 운영자금 106억 원 쓸 계획이다. 2019년 2월부터 중장기 사업 확대에 따른 생산 캐파 필요성과 국내 단일 공장에 의한 컨트리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베트남에 설비투자 구축을 진행해 오고 있는 씨에스베어링은 해상 풍력용 신규 공장 건축과 육상 풍력용 발전 설비의 증설을 추진해 6000pcs의 생산 캐파를 갖췄다.
또 작년 4월부터는 육상용 설비 증설과 해상용 설비 구축을 진행 중이다. 육상용 설비는 8000pcs로 늘리고 해상용 설비를 통해 세계적 추세인 10MW급 초대형 해상풍력 시장에 대응할 계획이다. 베트남 외에 국내 해상풍력 설비에도 일부 자금이 들어간다.
채무상환은 2020년 발행한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조기상환청구(풋옵션) 행사 대응으로 준비한다. 두 사채의 전환(행사)가액은 2만8464원으로 현 주가보다 높아 첫 풋옵션 시기가 도래하는 올해 9월 권한행사가 발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해 대비한다.
한편 씨에스베어링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지역 간 이동이 통제되는 상황에서 기존 및 신규거래처의 제품 승인 절차의 지연이 발생해 추가 수주의 기회를 얻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도 상황은 어렵다. 1분기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6.3% 줄었고 원재료 상승 여파에 22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다만 향후 성장성에 대한 전문가들의 긍정적 전망 기조는 변함이 없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작년의 실적 저하 원인 등은 구조적인 문제가 아니다”라며 “올해 2분기부터 일회성 비용 인식이 제거되고 베트남 공장 매출 비중이 증가하며 원재료 가격 역시 판가에 전이시키고 있어 점진적인 마진 개선을 전망한다”고 예상했다.
이어 “주요 성장 동인으로 꼽혔던 고객사 다변화도 업황 둔화로 다소 지연됐으나 여전히 진행 중으로, 해상풍력 비중도 점차 올라가면서 수익성 개선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연구원은 “캐파 증설 효과가 반영되고 시장 수요 회복이 예상되는 2023년에는 1300억 원 내외의 매출이 기대된다”며 “이번 투자로 2024년까지의 수요 확대는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