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축산농가, 가뭄·비용 증가에 소 덜 키운다…버거·스테이크 가격 비상

입력 2022-05-29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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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 3년째 지속되는 가뭄에 몸살
비용 증가 맞물리며 1분기 예년보다 이른 시점에 도축
“내년 쇠고기 생산량 7% 감소·소 가격 사상 최고치 전망”

▲미국 오마하의 한 목장 전경. 오마하/신화뉴시스
미국 축산농가가 가뭄과 비용 증가에 예년보다 소를 덜 키우면서 버거와 스테이크 가격이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라고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대형 목장이 몰려있는 미국 서부는 3년째 지속되는 가뭄에 목초지가 바짝 말랐다. 축산농가가 사료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해야 하지만, 현재 사료비와 기타 비용도 증가해 농가를 압박하고 있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가뭄과 목장주가 직면한 높은 운영비용은 올해 1분기 예년보다 이른 시점에 소를 도축하는 양상을 부추겼다. 아이오와주립대는 축산농가가 최근 8개월 중 5개월 동안 돈을 잃었다고 추정했다.

농무부는 올해 하반기와 내년 도축할 소가 부족해지면서 내년 쇠고기 생산량은 7% 감소하고 소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타이슨푸드 등 육가공업체들도 그 여파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할 전망이다.

몬태나주에서 4대째 목장을 운영 중인 한 목장주는 WSJ에 “최근 몇 달 동안 키우고 있던 약 250마리 소 중 75마리를 처분했다”며 “평년에는 봄에 새로운 소를 샀지만, 올해는 비용 부담에 살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목장주가 빚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일부는 수년 안에 사업을 접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농무부에 따르면 4월 쇠고기 소매가격은 전년보다 약 14% 상승했다. 한 식품업계 경영진은 “식품 가격 상승으로 일부 소비자가 저렴한 육류와 냉동식품으로 전환하는 등 소비 트렌드가 바뀌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사육두수 급감과 더 저렴한 육류를 찾는 소비자들의 결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기간 높은 이익을 누려왔던 쇠고기 가공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

미국 최대 육가공업체 타이슨푸드는 지난달 2일 마감한 회계 2분기 육우 매입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5억4500만 달러(약 6845억 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스튜어트 글렌디닝 타이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월 기준 소 재고의 54%가 가뭄 상태를 겪는 지역에 있었다”며 “이는 해당 지역에서 소 공급이 올해 남은 기간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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