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R '퍼스트 무버' 시동] “SMR 1호기가 확신 줘야 수출 가능”

입력 2022-05-25 18:32수정 2022-05-25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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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영 한국원자력연구원 SMR 연구소장 "지역민과 안정성 확보 합의 필요"

기술적으로는 어디든 가능
1호기 빨라야 2033년 완공
투자 회수에 10년 '걸림돌'

▲임채영 한국원자력연구원 혁신원자력시스템연구소장 (사진제공=한국원자력연구원 )

“SMR(소형모듈원전) 시장이 확대되고 수출을 위해서는 국내에 SMR 첫 호기를 짓고 잘 돌아가는지 확인시켜 줘야 하는데, 이건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문제다.”

임채영 한국원자력연구원 혁신원자력시스템 SMR 책임 연구소장은 25일 이투데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임 소장은 “지금 개발하고 있는 SMR 설계 목표가 지역 주민들이 대피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인데, 기술적으로는 어디든 국내에 지을 수 있지만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강 주변에도 지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임 소장은 “실제 파리에서 멀지 않은 ‘센 강변’에 원전이 자리하고 있는 선례가 있어서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땅값 또는 지질학적 특성들을 모두 파악해 경제성을 따져야 한다”며 “발전소를 지으려면 수용성이 높은 지역이어야만 하는데, 기존 원전 인프라가 갖춰진 지역이 맞다고 보지만, 이것 역시 민감한 부분이라 지역 주민들의 동의를 구해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SMR를 국내에 짓기 위해서는 안정성 확보가 중요하다. 국내외에서 앞다퉈 SMR 기술 개발 경쟁을 하는 이유도 대형 원전보다 비교적 안전하다는 데 비롯됐다. SMR는 기존 원전보다 규모가 작기 때문에 비교적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기술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이다.

임 소장은 “SMR는 대형 원전보다 규모가 작아서 훨씬 더 안전하게 설계할 수 있다”며 “작은 규모로 설계되면 안전시스템을 구현하기가 기술적으로 더 유리하다”고 밝혔다.

국내 SMR 시장이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기존 사업구조를 바꿔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원자력 산업에 기업이 투자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정부출연기관이고, 발전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도 한국전력공사 자회사다. 이를 유지보수하는 기업도 모두 공기업으로, 공공 중심 체제다. 이런 사업구조에 단기간 이익을 추구하는 민간 기업이 리스크를 감수하고 투자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임 소장은 “우리나라 원자력 사업에 민간기업이 투자 시 투자한 자금을 회수하는 방법은 발전소를 짓고, 전기를 생산하고, 그 전기를 팔아서 들인돈을 다시 회수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 같은 사업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적어도 10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기업이 투자하기를 꺼린다”고 말했다.

임 소장은 SMR이 기존 원자력 대체제로 자리잡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대부분 첫 호기가 2030년대 초반을 목표로 한다. 제일 빠른 곳이 2028~2029년인데, 2030년이 되면 전기를 만들어 낼 것으로 예상한다”며 “우리나라는 2028년에 설계를 완성하는 게 목표인데, 첫 호기는 규제기관에 인허가를 받고 짓기 시작하면 5년 가까이 소요돼 빨라야 2033년”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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