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면서 장외파생상품 거래도 증가세를 보였다. 장외파생상품 거래는 대부분 국내 회사와 외국 회사 사이에서 이뤄져 국경 간 금융 리스크를 이전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25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1년 금융회사 장외파생상품 거래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금융사의 장외파생상품 거래 규모는 1경8146조 원으로 전년보다 6.6%(1127조 원) 증가했다.
증가분은 통화선도(미래 시점에 특정 통화를 미리 정한 가격에 매매하기로 한 계약)와 이자율 스왑(명목 원금에 대한 이자를 상호 교환하는 거래)에 기인했다. 이들은 각각 390조 원, 574조 원 증가했다. 상품별로 보면 △통화 75.9%(1경3776조 원) △이자율 22.7%(4117조 원) △주식 관련 1.1%(194조 원) △신용 0.1%(18조 원) 등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금융사의 장외파생상품 거래 잔액은 1경1305조 원으로 1년 새 13.8%(1370조 원) 늘었다. 상품별로는 △이자율 관련 거래 61.8%(6984조 원) △통화 관련 36.7%(4150조 원) △신용 관련 0.6%(73조 원) △주식 관련 0.6%(68조 원) 등이다. 거래 잔액의 증가 역시 이자율스왑(567조 원)과 통화선도(518조 원)의 성장이 견인했다.
금감원은 “(통화 장외파생상품은) 대외 무역 규모 증가로 외화 관련 헤지 수요가 증가했다”며 (이자율 장외파생상품은) 높아진 금리 변동성을 헤지하기 위한 수요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주식 관련 상품은 지난해 주가 지수가 회복되고 ELS 발생 금액이 증가해 이를 헤지하기 위해 주식 스왑 거래가 증가한 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권역별 거래 규모는 △은행 78.9%(1경4323조 원) △증권 15.3%(2780조 원) △신탁 4.8%(875조 원) 순이었다. 거래 잔액도 동일한 순서다. △은행 80.5%(9102조 원) △증권 15.9%(1798조 원) △신탁 1.8%(200조 원) 등이다. 국내 금융사의 거래 상대방은 외국 금융사가 41%로 가장 많았으며 외은 지점(22.4%), ,국내 은행(16.1%) 등이 뒤를 이었다.
장외파생상품 중개, 주선 거래 규모도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이 규모는 287조6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4.3%(56조3000억 원) 늘었다. 통화 관련 장외파생상품 중개, 주선 거래금은 93조 원으로 1년 새 2배 이상 증가했다. 이자율과 상품 관련 실적도 전년보다 증가했다. 반면 주식 관련 장외파생상품 실적은 1년 새 14.9% 감소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관련 거래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오는 9월부터 개시 증거금 교환 제도의 적용 대상이 되는 금융사(비청산 장외파생상품 거래 잔액 10조 원 이상)의 제도 이행 준비 상황을 모니터링 하고 준비 과정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서 비청산 장외상품 거래 증거금 교환 제도란 중앙청산소(CCP)에서 정산하지 않는 장외파생상품 거래에 대해 거래 당사자끼리 증거금을 사전에 교환하는 제도로, CCP 청산을 유도하고 채무불이행에 따른 신용 리스크 완화를 목적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