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표 62%로 설립안 부결
파트타임 비정규직 비율 높아 노조 필요성 인식 낮아

2일(현지시간) CNN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노동관계위원회(NLRB)는 뉴욕 스태튼아일랜드의 아마존 창고 ‘LDJ5’ 노동자들의 노조 결성 투표 결과 반대표를 던진 투표자가 62%에 달해 노조 설립안이 부결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같은 지역 인근 물류창고 ‘JFK8’에서 치러진 찬반 투표를 통해 아마존 창립 이래 첫 노조 결성 길이 열리면서 이번 투표 결과에 업계는 물론 미국 정치권의 관심이 쏠렸으나 압도적인 표 차이로 두 번째 노조 결성이 무산된 것이다. WSJ는 이날 투표 결과는 지난달 투표 성공을 이어 나가길 원했던 근로자들과 이들을 지원하는 단체들에 타격을 안겼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결과는 추가 노조 결성에 관련한 아마존 노동자들의 관심을 높이는 것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아마존은 미국 전역에 1000개 이상의 창고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제까지 노조 결성 관련 투표는 총 세 차례 진행됐지만 스태튼아일랜드의 JFK8에서만 가결됐다.
이번에 투표를 진행한 창고 LDJ5는 근로자가 총 1633명으로 노조 결성을 찬성했던 JFK8(8000여명)보다 규모 면에서 훨씬 작다. 이 때문에 정규직보다는 파트타임 근로자 비율이 높아 노조 결성 필요성 인식이 낮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당 창고의 한 근로자는 WSJ에 “아마존이 제공하는 퇴직연금이나 의료 관련 복지혜택은 이제까지 경험한 것 중 최고”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노조를 저지하려는 아마존의 노력이 결실을 봤다고 분석했다. 아마존은 그간 노조가 회사의 효율성을 낮추고 동시에 근로자에게 이익이 되는 변화를 지연시킬 수 있다며 노조 결성을 반대해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아마존이 투표에 앞서 몇 주 전부터 해당 창고 근로자를 대상으로 반(反)노조 관련 의무 교육을 진행했고, 외부 컨설턴트를 고용해 근로자들 사이에서 반노조 여론을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부결 소식에 아마존은 즉각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회사 대변인은 투표 결과에 대해 “LDJ5에 있는 우리 직원들이 그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어 기쁘다”며 “우리는 직원들의 하루하루가 더 나아지도록 애쓰는 가운데 함께 계속해서 일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뉴욕 일대 아마존 창고에서 노조 조직화 활동을 벌이고 있는 단체인 ‘아마존 노동조합(ALU)’을 대리하는 변호인은 “투표에 대해 아마존을 상대로 한 이의제기 여부를 검토 중”이라며 “우리의 활동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