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2보] '면죄부 줬나'…재판개입에 탄핵소추된 임성근 전 판사 무죄 확정

입력 2022-04-28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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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일선 재판에 개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임성근 전 부장판사가 무죄를 확정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28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임 전 부장판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임 전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로 재직하던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일본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재판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변호사들의 대한문 앞 집회 사건 관련 판결문 양형 이유에서 논란이 될 만한 표현을 삭제하게 하고, 임창용과 오승환 씨 등 프로야구 선수들의 원정도박 사건을 정식 재판에 넘기지 말고 약식명령으로 처리하게 한 혐의도 받는다.

1심은 임 전 부장판사의 행동을 '법관 독립을 침해하는 위헌적 행위'라고 지적했지만, 수석부장판사가 일선 재판에 개입할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2심도 "부적절한 재판관여행위"라면서도 다른 판사의 재판업무에 관여할 수 있는 권한 자체가 없어 직권남용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판단을 유지했다. ‘월권행위’는 직권남용죄가 성립하지 않고, 담당재판장들이나 담당판사가 임 부장판사의 요청을 무조건 따른 것이 아니라 재판부 논의 등을 거쳐 독립해 재판을 수행한 점 등을 근거로 삼았다.

이날 판결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연루돼 기소된 전ㆍ현직 법관 14명 중 6명이 무죄를 확정받게 됐다.

이와 관련해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법원 마저 ‘애초에 재판에 불법개입할 권한이 없기에 무죄’라는 궤변을 인정한 꼴”이라며 “‘작은 도둑은 때려잡고 큰 도둑은 봐주는 세상’이라는 말이 나올 수 밖에 없으며 국민의 사법불신 해소는 요원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수사팀은 "사법행정권자의 위법한 재판개입 행위도 대통령이나 대통령실의 수석비서관 등이 사적 자치 영역인 민간 기업의 경영에 불법 개입하거나 독립성이 요구되는 감사원의 감사에 불법 개입한 행위 등과 마찬가지로 직권남용죄가 성립된다고 판단해 기소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장 등의 1심이 진행 중인 만큼 정당한 형사법적 평가가 이뤄질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2월 국회는 임 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다. 탄핵소추 당시 현역이던 임 전 부장판사는 임기 만료로 퇴임했다.

헌법재판소는 임 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5(각하)대 3(인용) 의견으로 각하 결정했다. 당시 유남석 소장 등 3명은 반대 의견을 내면서 “임 전 부장판사의 행위는 모두 재판의 독립성과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훼손했다고 보기에 충분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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