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헬스케어 분조위 내달 초에 개최…배상 규모 놓고 ‘고심’

입력 2022-04-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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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25일 간담회서 100% 배상 소수 의견으로 나와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 적용할지 관건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의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이하 분조위)가 다음 달 초에 열릴 예정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다음 달 초에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의 분조위를 개최할 예정이다. 금감원이 2020년 12월 해당 펀드를 판매한 하나은행 검사를 완료하고 1년 4개월여 만에 열리는 것이다.

금감원은 당초 지난 25일에 분조위를 열기로 했으나, 간담회로 대체해 손해배상 비율을 놓고 의견 청취 시간을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서 손해배상 비율에 대한 의견은 80%에서 100%까지 다양하게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00% 손해 배상 의견이 소수 의견으로 나와 눈길을 끌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분조위원들이 추가로 자료를 요청했다”며 “정식 분조위는 다음 달 초에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헬스케어 펀드는 이탈리아 병원들이 지역 정부에 청구할 진료비 매출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지나 2017년부터 2019년에 금융회사들이 판매한 상품이다. 주요 판매사인 하나은행이 판매한 규모는 1849억 원(분쟁 민원 건수 99건)이다. 하나은행 이외에 KB·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도 해당 상품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작년 9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펀드 판매사를 포함해 자산운용사 7곳(DB·라임·하이·아름드리·현대·포트코리아·JB자산운용)을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피해자 측은 판매 금융사들이 두 가지 측면에서 판매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투자 대상인 펀드 유형과 만기 상환 기간을 속였다는 것이다.

이탈리아 지방정부에 청구할 수 있는 진료비 매출 채권은 지자체의 예산 내에 있는 채권(인버짓·In-Budget)과 예산 외 채권으로 회수가 불투명하거나 소송을 거쳐야 하는 채권(엑스트라버짓·Extra-Budget)으로 나뉜다. 하나은행은 상품 판매 당시 투자 대상을 인버짓이라고 했는데 알고 보니 회수가 어려운 엑스트라버짓으로 구성돼 있다는 게 피해자 측의 설명이다.

만기 상환 기간은 판매 당시 13개월로 안내했지만, 실제 구성 펀드의 만기는 최대 3년 이상인 채권으로 구성됐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또한,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의 수수료 구조도 비상식적이란 지적도 일찌감치 나왔다. 판매사는 최소 5~6%의 확정 수익을 자신했지만 실제 중개사들의 수수료까지 고려하면 수익이 날 수 없는 구조란 이유에서다.

국회 정무위원회 배진교 정의당 의원이 지난 2020년 삼일회계법인의 이탈리아 현지 실사 보고서를 입수한 후 “이탈리아 현지 운용사를 연결시켜주는 고리로 약 4%에 해당하는 판매수수료를 지급한 것이 확인됐다”며 “판매사인 하나은행의 수수료가 1.2%, 국내 자산운용사의 수수료가 0.16%라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수료를 보이지 않는 회사에 지급하는 구조였다”고 밝혔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면서 회수가 불투명한 펀드를 1년짜리로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앞서 투자한 투자자들의 돈으로 나중에 투자한 투자자들에게 지급하는 형태가 됐다는 얘기”라고 해석했다.

법무법인 한누리 임진성 변호사는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에 따라서 100% 반환 결정을 내려야 한다”라며 “계약을 체결할 당시 투자 대상과 만기 상환을 제대로 알았다면 피해자들은 계약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하나은행은 지난 2020년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의 손해배상비율을 최고 70%로 정하고 가지급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예를 들어 10억 원을 투자한 피해자가 있다면 우선 7억 원을 보상하고 이후 분조위 비율에 따라 추가 보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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