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체방크, 미국 '심각한' 경기침체 전망한 이유

입력 2022-04-27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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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장기화 전망
연준 목표치 2%까지 오래 걸릴 것
연준 더 공격적 긴축 행보 부채질

▲미국 캘리포니아 상점에서 사람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몬테레이/AFP연합뉴스
미국 경기침체를 전망했던 독일 도이체방크가 더 우울한 전망을 내놨다.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길어져 결국 심각한 경기침체를 맞게 될 것이란 경고다.

26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도이체방크는 이날 고객들에게 ‘다가올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더 심각한 이유’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심각한 경기침체를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이체방크는 이달 초 글로벌 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의 경기침체를 전망했다. 그러나 당시 전망은 ‘경미한’ 경기침체였다. 불과 3주 만에 더 어두운 경기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도이체방크의 전망이 악화한 핵심 요인은 '인플레이션의 장기화'다. 고물가가 일반적인 기대보다 더 길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인플레이션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물가 목표치인 2%까지 내려오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달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혹여 그렇다고 해도 물가가 하락하는 속도가 더딜 것이라는 의미다.

도이체방크는 높은 인플레이션의 장기화 배경으로 반세계화 움직임, 기후변화,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 도시 봉쇄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의 추가 붕괴,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을 꼽았다.

보고서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인플레이션 재앙이 돌아왔고 오래 머물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물가 장기화는 결국 연준을 공격적인 긴축 행보로 몰아넣을 것이란 게 도이체방크의 분석이다. 3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연준은 5월 회의에서 ‘빅스텝’을 예고했다.

도이체방크는 “연준이 더 확고하게 브레이크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며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심각한 경기침체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도이체방크는 지난 60년간 인플레이션과 실업률 관계, 이에 대한 연준의 목표치를 추적한 지수를 개발했다. 분석 결과, 현재 연준은 1980년대 초반보다 인플레이션 곡선에서 훨씬 뒤처져 있다. 당시는 인플레이션이 극에 달했던 시기로 연준은 금리를 사상 최고치로 인상해 경제를 무너뜨렸다.

도이체방크는 역사적으로 연준이 경기침체 없이 물가와 고용 과열을 잡은 적이 없다고 지적한 후 타이트한 고용 시장을 고려하면 경미한 침체보다 더 심각한 경기침체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도이체방크는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수 있다고 희망하면서 천천히 접근하는 게 매력적으로 들리지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장기화의 경제·금융·사회적 충격을 최소화하는 길은 너무 많은 일을 해서 실수를 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뭐라도 하는 게 낫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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