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금리 왜 올려야 하나요…금리 인상 문답풀이

입력 2022-04-2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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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금리 인상이 인기가 없더라도 선제적으로 인상 시그널을 줘서 물가를 안정시켜야 한다”

19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한 말입니다. “총재가 되면 인플레이션과 가계부채 문제를 어떤 차원에서 접근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는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습니다. 한 마디로, ‘총재 되면 금리 인상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죠.

앞서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는 금리 인상을 현실화하기도 했습니다. 14일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1.25%에서 1.50%로 0.25%포인트 인상했습니다. 2020년 코로나19 사태 시작 이후 벌써 네 번째 인상입니다.

이처럼 최근 금융 정책들은 모두 ‘금리 인상’에 방점이 찍혀 있습니다. 심지어 일부 전문가들은 연내 2%까지 금리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하필 ‘지금’ 기준금리를 올리려는 걸까요. 또 얼마를 올리는 게 적정할까요. 이를 위해선 먼저 금리 인상 이유를 알아야 합니다.

기준 금리 왜 지금 올려야 하나요?

기준금리를 올리는 이유는 세계정세와 맞물려 있습니다.

그간 글로벌 경기는 코로나19로 불안정했습니다. 이에 세계 곳곳의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낮춰 시중에 돈을 풀었습니다. 금리를 낮추면 유동성이 늘어나 경기 침체를 막을 수 있거든요.

그러나 금리 인하는 ‘양날의 칼’입니다. 금리 인하로 시장에 돈이 너무 많이 풀리면, 유동성 과잉으로 인플레이션이 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국내 상황이 그러합니다. 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4.1%나 상승했습니다. 4%대 기록은 10년 만입니다. 게다가 우크라이나 사태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당분간 물가 상승률이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은행이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 인상을 추진할 만한 시점입니다.

물론 변수가 있습니다. 바로 우크라이나 사태입니다.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국제 정세를 예단하기 쉽지 않습니다. 이에 향후 금리 인상 속도가 변화할 수는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금리 인상 부작용은 없나요?

만일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으면 국내 경기는 어떻게 될까요? 정답은 ‘충격 흡수에 실패한다’입니다.

앞서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도 “우리나라 경제는 해외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갑자기 충격이 와서 경기 상황이 변화하면 거기에 맞춰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글로벌 경기에 발맞추지 않으면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충격을 흡수하지 못한다는 의미입니다.

현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통화정책을 빠른 속도로 정상화하고 있습니다. 연준은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 포인트 인상)을 포함한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했습니다.

이처럼 세계정세가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택할 때, 국내가 기준금리를 낮게 유지하면 투자 자금이 해외로 유출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투자금은 금리가 높은 곳으로 향하기 마련이니까요.

더불어 국내 화폐가치가 폭락할 수도 있습니다. 예컨대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시중에 달러가 줄어들어 달러 가치는 상승하고, 원화 가치는 낮아질 수 있는 거죠.

물론 기준금리를 올리면 가계 부담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금리는 이자율에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특히 변동금리로 대출받은 국민의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금리 인상엔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이에 이 후보자도 금리 인상 속도에 대해 언급한 바 있습니다. 이 후보자는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한 속도로 조정하고, 이를 통해 가계부채 연착륙 등 금융안정을 도모하겠다“고 했습니다. 즉 기준금리를 인상하더라도 그 속도는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 것입니다.

적정 금리 수준은 얼마인가요?

그럼 초반 질문으로 돌아가 봅시다. 현 시점에서 금리는 얼마나 올라야 ‘적당하다’고 볼 수 있을까요?

14일 한국경제연구원에서 발간한 ‘미국과 한국의 적정 기준금리 추정과 시사점’ 분석 보고서는 국내 적정 기준금리가 2.86%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출처=한국경제연구원)

보고서는 “올해 미국의 적정 기준금리가 2.33%로 추정되므로, 한국이 미국의 금리인상에 동조할 경우에 국내 기준금리는 2.86%로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한·미 간 적정 기준금리 차이를 최소 0.53%포인트로 봤기 때문입니다.

물론 완벽한 해답은 아닙니다. 정책 결정자의 생각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이 후보자도 인사청문회에서 “한국경제연구원이 올해 우리나라의 기준금리가 연 2.83%까지 올라야 한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한경연에서 하는 얘기는 한미 금리가 급격하게 축소되면 리스크가 되는 것은 맞지만 한국과 미국이 처한 성장과 물가 등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갭을 단기적으로 유지해야 하는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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