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신규확진 60만명대...숨은 확진자 ‘샤이 코로나’에 방역 구멍

입력 2022-03-18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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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상황이 심상치 않습니다. 신규 확진자 수가 17일 60만 명을 넘어섰고, 사망자 수 역시 429명으로 급증했습니다. 최대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언제, 어디서, 누구라도 감염이 될 수 있는 상황에 처했지만 검사를 기피하는 ‘샤이 오미크론’ 현상이 확산하고 있어 우려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생계나 학업 등을 이유로 확진을 숨기는 ‘샤이 오미크론’으로 인해 방역에 큰 구멍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를 막을 수 있는 대책이 없다는 점입니다. 확진이 돼도 병원 등에서 치료도 받지 못하고 격리만 해야 하는 현 상황이 ‘샤이 오미크론’ 확산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YONHAP PHOTO-3270> 신규 확진 62만1천328명, 오미크론 폭발적 확산세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1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송파구청 상황실에서 직원들이 이날 오전 보건 당국이 발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 숫자를 점검하고 있다. 코로나19 오미크론이 급등을 넘어 폭발적으로 확산하면서 이날 신규 확진은 전날 대비 22여만 명이 증가한 62만1천328명을 기록, 하루 만에 사상 최다를 갈아치웠다. 이날 신규 확진자 숫자는 전날 누락분도 반영된 것으로 하루 사망자도 429명으로 폭증했다. 사망자 중 401명이 60대 이상으로 20대 사망자도 2명이 포함됐다. 위중증 환자는 1천159명이 발표됐고, 재택치료자는 전국적으로 200만 명에 근접했다. 2022.3.17 hkmpooh@yna.co.kr/2022-03-17 11:14:27/<저작권자 ⓒ 1980-2022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17일 0시 기준으로 62만1328명이라는 역대 최다 신규확진자가 발생했습니다. 이날 확진자 숫자에는 전날 질병관리청 시스템 오류로 빠진 확진자 7만여 명이 포함되긴 했지만, 전날(40만741명) 대비 20만 명 이상 폭증하면서 60만 명대라는 초유의 숫자가 나왔습니다.

사망자도 429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당국은 이 가운데 3일 이내 사망자는 206명, 그전에 사망한 사람은 223명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사망자가 급증하는 바람에 신고 지연으로 당일 집계에서 누락된 사망 사례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상황이 정말 심각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증상이 있어도 코로나 검사를 받지 않는 이른바 ‘샤이 오미크론’ 확진자가 많아지고 있는 것도 문제입니다. 방역에 구멍이 뚫릴 수밖에 없습니다. 또 환자 본인도 제대로 된 관리를 받을 수 없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왜 ‘샤이 오미크론’이 등장한 걸까요. 중소기업에 다니는 최 모씨. 최 씨는 확진자 친구와 밥을 먹고 난 뒤 코로나19에 걸렸습니다. 자가검사키트 결과 양성이 나온 것이죠. 양성이 나온 키트를 가지고 보건소에 가면 바로 PCR검사를 받을 수 있지만 최 씨는 PCR검사를 받지 않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확진되면 회사에 나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최 씨가 다니는 회사는 30명 내외의 중소기업으로 최 씨 한 명만 빠져도 업무공백이 큽니다. 회사에서 유급휴가도 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코로나19로 아픈 것보다 회사에서 눈치가 보이는 일이 더 무섭다는 최 씨는 “차라리 내 몸이 아픈게 나아요. 회사에서도 코로나19가 걸려도 근무를 하라는 분위기에요”라고 말합니다.

서울에서 라이더로 일하는 김 모씨도 상황이 비슷합니다. 하루 벌어 하루를 살고 있는 김 씨가 가장 서운 것은 자가격리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확진 됐습니다. 일주일간 일을 하지 못하면 당장 수입이 끊길 수밖에 없는 김 씨는 자가검사도 하지 않았습니다.

김 씨는 “나만 그런 것이 아니다. 주변 동료들도 나처럼 가족이 걸려도 그냥 쉬쉬하면서 일을 다닌다”고 말했습니다.

용산구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박 모씨도 확진이 두렵다고 합니다. 박 씨는 “내가 걸린 것도 문제지만 직원들이 걸리면 정말 답이 없다”며 “안걸리는 것이 제일 좋지만 만약 걸린다고 하면 검사를 안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학업때문에 검사를 기피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부천에 사는 재수생 이 모양. 며칠 전부터 목이 따끔하고 콧물도 조금씩 흐르고 있지만 이 양은 PCR 검사는 물론 자가검사도 실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모의고사를 앞둔 탓입니다. 만약 진짜 코로나19로 확진돼 자가격리라고 들어가게 되면 힘들게 잡은 공부 습관이 망가지는 것도 두렵다고 이 양은 하소연합니다.

이 양은 “마스크도 2개씩 쓰고 장갑도 끼고 생활하고 있다”면서 “나만 조심하면 괜찮을 것 같다”고 말합니다.

▲조현호 기자 hyunho@

꼭 생계나 학업때문 만은 아닙니다. 코로나19에 걸렸다고 해도 격리기간 중 이렇다 할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굳이 번거로운 격리에 들어갈 필요가 없다는 인식도 있습니다.

코로나19에 확진됐던 대학생 강 모씨는 “증상이 심하지 않아 그냥 집에 있는 감기약 먹고 해결했다”면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격리기간이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샤이 오미크론’ 확산할 경우 방역에 큰 구멍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방역 당국도 뚜렷한 해결책이 없는 상황입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이 “확진 시 생활비 지원 등을 통해 검사를 독려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큰 효과를 보지는 못하고 있죠. 되레 오미크론 변이가 폭증하면서 최대 24만 원이던 코로나 확진자 생활지원금은 16일부터 10만 원으로 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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