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충분한 근거 없어…이사회 독립성 확보 움직임”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가 금호석유화학 주주총회 제안 안건에 대해 모두 찬성 의견을 밝혔다. 2차 경영권 분쟁을 일으킨 박철완 전 상무의 주주제안에 대해서는 모두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14일 이투데이가 입수한 ISS의 ‘금호석유화학 주주총회 안건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ISS는 25일 열릴 예정인 금호석유화학 정기주주총회 안건 중 박 전 상무의 주주제안들에 대해 모두 반대 의견을 권고했다.
금호석유화학이 박 전 상무와 표 대결을 벌일 안건은 총 세 가지다.
우선 현금배당에 관한 내용으로 금호석유화학은 보통주 현금배당 주당 1만 원, 우선주 현금배당으로는 주당 1만50원을 제시했다. 박 전 상무 측은 보통주 현금배당 주당 1만4900원, 우선주 현금배당 주당 1만4950원을 주주제안했다.
ISS는 박 전 상무의 주주제안에 대해 “충분한 근거가 없다”며 반대표 행사를 권고했다. ISS는 “실적 호조에도 2021년 5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주가가 반 토막으로 떨어진 것은 중장기적으로 성장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며 주주제안에서 제안한 현금배당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사외이사 2명 선임 안건에 대해서도 ISS는 금호석유화학 측의 손을 들어줬다. 금호석유화학은 박상수 경희대학교 경영대학 명예교수와 박영우 사단법인 에코맘코리아(NGO) 이사를 추천했다. 박 전 상무 측은 이성용 전 신한DS 대표와 함상문 KDI국제정책대학원 명예교수를 추천했다.
또 감사위원회 위원 1명을 선임하는 건에 대해서 금호석화 측은 박상수 경희대 명예교수를, 박 전 상무 측은 이 전 신한DS 대표를 제안했다.
ISS 측은 이 두 건에 대해 금호석화 측 안건에 찬성표를, 박 전 상무 측 안건에는 반대표를 던질 것을 권고했다.
ISS는 “사측이 제안한 두 명의 사외이사를 제외하고 나머지 이사진은 2020년 선출된 이재경 이사를 제외하고 모두 지난해 이사회에 가입했다”며 “그만큼 주총 이후 이사회 구성이 완전히 새로워질 것”이라고 명시했다.
이어 “지난해 금호석유화학은 기업 지배구조와 이사회 감독을 개선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들을 시행해왔다”며 “박찬구 회장이 지난해 이사회를 떠나고 ESG위원회와 보상ㆍ내부거래위원회를 신설하고 2명을 사외이사만으로 구성했다”고 지적했다.
박 전 상무 측이 금호석유화학 이사회의 전문성과 다양성이 부족하다며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에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금호석유화학은 25일 오전 9시 주주총회를 열고 △제45기 재무제표 및 이익배당 승인의 건 △사외이사 2명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1명 선임의 건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 등을 상정할 예정이다.
지난달 박 전 상무 측은 경영 투명성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목적으로 금호석유화학에 주주제안을 발송했다.
박 전 상무는 박 회장의 둘째 형인 고(故)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현재 박 전 상무는 금호석유화학의 지분 8.5%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친인척 등을 포함해 우호 지분은 10%가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