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효과 영향으로 증가율도 역대 최대…학사일정 정상화 영향
지난해 학사 일정이 일부 정상화되면서 초·중·고 학생이 1인당 쓴 한 달 사교육비가 36만7000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학생 1인당 사교육비 지출은 최대 5배 차이가 났다.
통계청과 교육부는 11일 공동으로 작성해 발표한 '2021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서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이 약 23조4000억 원으로 전년(19조4000억 원)에 비해 4조1000억 원(21.0%) 증가했다고 밝혔다. 총액과 증가율은 2007년 통계가 작성된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이다.
사교육비의 급증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기저효과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코로나 사태가 시작된 2020년 전체 초·중·고 학생의 사교육비 총액은 19조3532억 원으로 전년 대비 7.8% 감소했다. 사교육 참여율은 전년 대비 7.7%포인트(P) 감소한 67.1%로 조사 이래 가장 낮은 참여율과 가장 큰 감소 폭이 나타났다.
임경은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2020년 코로나가 시작됐을 당시에는 학교 개학이 미뤄지는 등 정상적인 학사일정이 이뤄지지 못했고, 학원을 보내거나 사람을 만나는 것들을 회피하는 측면이 있다 보니 전반적으로 사교육 참여율이 굉장히 큰 폭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는 거의 정상적으로 학사 일정이 이뤄진 측면들이 있고, 학원으로 아이들이 복귀하는 형태를 보였기 때문에 사교육 참여율 증가 폭이 크게 나타났다"며 "일반교과를 중심으로 큰 폭의 사교육비 증가율이 있었고, 사교육 참여율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전체 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6만7000원으로 전년보다 21.5% 늘었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가 32만8000원으로 39.4%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학교는 39만2000원, 고등학교는 41만9000원으로 각각 14.6%, 6.0% 증가했다.
사교육에 참여한 학생으로 한정하면,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전년 대비 8.0% 늘어난 48만5000원으로 집계됐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가 40만 원, 중학교가 53만5000원, 고등학교가 64만9000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초등학교의 증가율이 18.5%로 가장 컸다.
지난해 사교육 참여율은 75.5%로 전년보다 8.4%포인트(P)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참여율은 초등학교 82.0%, 중학교 73.1%, 고등학교 64.6% 순으로 높았다. 주당 사교육 참여시간도 6.7시간으로 전년보다 1.5시간 늘어났다. 학년별 사교육 참여율은 초등학교 3학년(85.8%), 중학교 1학년(74.1%), 고등학교 1학년(68.0%)에서 각각 가장 높았다.
가구의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사교육비 지출과 참여율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지출이 가장 큰 가구는 월 소득 최고 구간인 '800만 원 이상'이었다. 이 구간 가구에서는 한 달 평균 학생 1인당 59만3000원을 사교육비로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비 지출이 가장 적은 구간인 200만 원 미만(11만6000원) 가구의 5.1배였다.
가구의 소득 수준별 사교육 참여율이 가장 많이 증가한 구간은 '300~400만 원 미만(70.0%)'과 '400~500만 원 미만(77.2%)' 구간으로 각각 9.1%P, 8.7%P 늘었다. 성적 구간별로 상위 10% 이내 학생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53만3000원으로, 성적 81~100% 구간(29만 원)보다 24만3000원 많았다.
전체 학생의 사교육비는 일반교과 및 예체능 모두 학원 수강이 많았으며, 참여 학생의 경우 일반교과는 학원 수강, 예체능은 개인과외가 많았다. 전체 학생의 일반교과 유형별 사교육비는 학원 수강 19만5000원, 개인과외 3만8000원, 그룹과외 2만4000원, 인터넷·통신 등 1만3000원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