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 고객 모십니다”···유통업계, VIP 위한 '핀셋 전략' 경쟁

입력 2022-03-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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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사이먼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 프리미엄 라운지(사진제공=신세계사이먼)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이른 바 ‘VIP 고객’들의 매출은 더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백화점은 물론이고 아웃렛까지 나서 VIP고객만을 위한 특화 서비스를 실시하며 큰손들을 위한 핀셋 전략을 펼치고 있다.

신세계사이먼은 파주 프리미엄아울렛의 우수고객을 대상으로 ‘프리미엄 서비스’를 오픈한다고 5일 밝혔다. 하반기에는 시흥 프리미엄아울렛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전용 라운지·파킹존 등의 ‘VIP 서비스 인프라’가 전점에 구축되는 것은 아웃렛 업계 최초다. 아웃렛임에도 이런 서비스를 시행하는 것은 해외명품·럭셔리 브랜드를 선호하는 구매력 높은 고객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사이먼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단계적으로 VIP 서비스를 강화해, 매출 비중이 큰 우수 고객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신세계사이먼은 2019년 업계 최초로 여주 프리미엄아울렛에 ‘프리미엄 서비스’를 도입했다. 서비스 시행 결과 VIP 고객 등급인 ‘프리미엄 멤버스’ 고객이 지난해 약 60% 이상 늘었으며, 매출 비중도 서비스 시행 전과 비교해 약 2배 증가했다. VIP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올해부터는 ‘프리미엄 멤버스’ 선정 기준도 변경해 아웃렛의 큰손 고객을 적극 흡수할 계획이다. 기존, 여주·부산 프리미엄아울렛에서 점포 별로 고객을 선정하던 것을, 전점 통합으로 1000만 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 ‘프리미엄 멤버스’ 등급을 부여했다.

조창현 신세계사이먼 대표는 “아웃렛 VIP서비스 확대로 보다 많은 프리미엄 멤버스 고객에게 프리미엄 아울렛만의 차별화된 혜택과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지속적인 서비스 혁신을 통해 독보적인 아웃렛 VIP서비스 시대를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VIP 서비스의 원조격인 백화점들도 최근 큰손으로 떠오른 MZ세대만을 위한 서비스를 강화하고 정기 구독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한차원 진화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 달 갤러리아백화점은 VIP 관리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와인, 아트, 펫, 헬스케어 등 네 가지 분야의 구독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 서비스는 갤러리아 파크제이드 블루(전년 구매금액 2000만 원 이상) 등급 이상 고객이 대상이다. 와인 구독 서비스는 갤러리아 와인 바이어가 직접 큐레이션한 ‘이달의 와인’을 매월 한 병씩 3개월 동안 배송하고, 아트 구독 서비스는 그림 렌탈 전문업체 ‘오픈갤러리’를 통해 국내 작가 원화 작품 중 고객이 직접 원하는 제품을 선택해 3개월간 대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발빠르게 VIP 전용 구독 서비스를 선보였던 신세계백화점은 이미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2020년 5월 강남점 VIP 고객에 한해 과일 구독 서비스를 선보였던 신세계백화점은 시행 10개월 만에 신청 고객이 200% 늘었고, 고객들의 구독 연장 비율도 높았다.

롯데백화점은 고객 맞춤형 서비스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올해 MVG ACE 등급(연간 1800만~2000만 원 이상 사용·점별 상이)을 대상으로 '선택형 베네핏(Benefit)' 제도를 도입했는데 고객별 쇼핑 및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라운지 이용 혜택은 일부 줄이되, 에누리 혜택을 확대하거나 라운지 이용 및 쇼핑 혜택을 줄이면서 문화 혜택을 강화하는 등의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사진제공=갤러리아백화점)

현대백화점은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백화점 업계 최초로 2030 전용 VIP 멤버십 프로그램인 '클럽 YP'를 내놨다. 업계 최초로 나이 제한을 둔 VIP 제도로 올해 기준 39세 이하(1984년생)까지만 가입할 수 있고 이 중에서도 연간 3000만 원 이상 구매 고객이나 기부 우수자, 봉사활동 우수자 등이 가입할 수 있다. '클럽 YP'가 되면 발레파킹 서비스와 명품 구매 시 6개월 무이자 서비스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롯데백화점 역시 2030 MVG(초우량고객)를 위한 리무진 의전 서비스로 경쟁 체제를 갖추고 있다.

이처럼 각 업체들이 VIP 모시기에 나선 것은 이들의 매출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갤러리아백화점에서 연간 2000만 원 이상을 쓴 VIP 매출은 전년 대비 41% 늘었고 VIP 매출 비중은 전체의 45%에 달한다. 같은 기간 2030 VIP 고객의 매출 비중은 전년 대비 50% 늘었다. 현대백화점의 지난해 1~9월 30대 이하 고객의 명품 매출신장률도 48.2%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명품을 구매한 전체 고객 가운데 30대 이하의 비중은 48.7%로 절반에 육박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속에서도 보복소비가 늘어나면서 백화점 명품 매출이 크게 뛰었다"면서 "이런 가운데 MZ세대로 대변되는 젊은층의 소비 비중도 커지고 있어 유통업체들은 이들을 잡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내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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