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1.25% 유지… 경제성장률 전망치 3.0% 그대로
한은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대로 내놓은 것은 10년 만이다. 2012년 4월에 당해년도 물가 상승률을 3.2%로 전망한 바 있다.
다만 이날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는 1.25%로 동결했다. 오미크론 확진자가 20만 명에 육박하며 소비 등 경기 위축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고, 세 차례 연속 인상에 대한 부담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소비자물가가 작년 10월 이후 4개월 연속 3%대를 지속할 만큼 가파른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자칫 물가를 잡으려다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1%로 제시했다. 지난해 11월 발표한 기존 전망치(2.0%)보다 1.1%포인트(p)나 높은 수준이다.
가파른 물가 상승세, 배럴당 100달러에 근접한 최근 국제 유가, 여전한 글로벌 공급병목 현상 등을 반영한 결과로 해석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앞서 지난달 금통위 직후 "작년 물가 상승률이 2.5%였는데, 올해 연간 상승률은 작년 수준을 웃돌 것"이라며 "그렇다면 2% 중후반이 된다. 그렇게 큰 폭으로 (2월에) 조정하게 됐다"고 예고한 바 있다.
한은은 지난 13일 '물가 상승 압력 확산 동향 평가' 보고서에서도 "최근 물가 상승 압력이 석유류 등 일부에 국한되지 않고 많은 품목으로 퍼지고 있어 올해 소비자물가, 근원물가(에너지·식료품 제외) 상승률이 지난해보다 상당 폭 높아질 것"으로 진단했다.
1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생산자물가 상승세도 지난해 12월 멈췄다가 연초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뛰자 지난달 다시 0.9% 올랐다.
미래 인플레이션 압력도 높은 편이다. 이달 소비자동향조사에서 향후 1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 값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2.7%)은 1월(2.6%)보다 0.1%포인트 더 높아졌다.
큰 폭의 물가 상승률 상향 조정에도 불구하고 한은은 올해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3.0%로 유지했다. 수출 호조, 펜트업 소비 가능성, 재정정책 지원 효과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