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 캐리어' 탄생 7부 능선 넘었지만…넘어야 할 산 남아

입력 2022-02-22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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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경쟁 당국 승인 필요, 중국ㆍEU 결정이 관건…최종 승인 시 통합 FSCㆍLCC 탄생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항공기가 계류 중이다.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을 조건부 승인함에 따라 양사의 합병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아직 해외 경쟁 당국의 승인 절차가 남아있는데, 중국과 EU(유럽연합)의 결정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공정위가 양사의 합병을 승인했지만 넘어야 할 산은 남아 있다. 해외에서 사업하는 기업이 합병하려면 각 나라 경쟁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해서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월 14개 국가에 기업 결합신고를 제출했다. 지금까지 양사의 기업결합 심사를 진행 중인 국가는 미국, EU, 일본, 중국, 영국, 호주 등 6개국이다. 이 가운데 미국, EU, 일본, 중국은 필수신고국가이며 영국과 호주는 임의신고국가다. 임의신고국은 기업 결합 신고가 필수는 아니지만, 향후 당국의 조사 가능성을 고려해 대한항공이 자발적으로 신고한 국가를 뜻한다.

필수신고국 중 한 곳이라도 승인하지 않으면 두 항공사의 기업결합은 무산된다. 미국과 일본은 항공자유화국가라 운항 시 운수권이 필요 없고 노선 조정도 비교적 쉽다. 이 때문에 양국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승인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 전망이다.

관건은 중국과 EU다. 중국은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해외 기업을 견제하는 기조를 강하게 유지하고 있어 한국의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 탄생에 부정적인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

EU는 최근 들어 기업 결합에 까다로운 잣대를 적용하고 있어 대한항공의 승인 과정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EU 경쟁 당국은 캐나다 1, 3위 항공사인 에어캐나다와 에어트랜젯의 기업 결합을 불허해 합병을 무산시켰다. 스페인 이베리아항공의 에어유로파 인수에도 반대했다. 올해 초에는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에도 제동을 걸었다.

반면 항공 산업은 조선과 달리 세계 시장 점유율이 낮은 만큼, 무리 없이 합병을 승인받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독점하는 유럽 노선은 인천~파리, 로마, 프랑크푸르트, 바르셀로나 등 4개에 불과하다.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은 시장의 60% 이상이 유럽이었던 것과 대비된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22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 심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외 경쟁 당국의 승인이 끝나면 대한항공은 이미 마련한 자금으로 아시아나항공 지분 63.9%를 인수한다. 앞서 한진칼은 산업은행에서 지원받은 8000억 원을 대한항공에 대여하고, 대한항공은 이를 토대로 2조5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한 바 있다. 애초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주식 취득 예정 일자는 지난해 6월 말이었지만, 경쟁 당국의 심사를 기다리며 세 차례나 연기됐다.

대한항공은 일단 2년간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둘 계획이다. 지난해 산업은행에 제출된 인수후통합전략(PMI)에 따르면 2년의 준비 과정을 거쳐 양사를 대한항공이라는 단일 브랜드로 통합할 예정이다. 지주사인 한진칼 아래에 자회사 대한항공, 손자회사 아시아나항공이 놓이는 구조다.

통합 FSC(대형항공사)가 출범하면 양사가 보유하던 LCC(저비용항공사)도 합병 절차를 밟는다. 대한항공의 진에어, 아시아나항공의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하나로 합쳐 통합 LCC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계열사 중에서 업무가 중복되는 지상 조업사와 정보기술(IT) 회사 역시 통합해 시너지 효과를 유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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