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방촌 등 도시취약지역 정비, 주민조직 결성 지원 필요"

입력 2022-02-0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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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사업 추진 지연ㆍ세입자 주거불안정성 증가 등 문제

(사진제공=국토연구원)
쪽방촌 같은 도시취약지역 정비사업을 할 때는 주민조직 결성 지원 등 절차적 공공성을 확보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7일 국토연구원이 발간한 '도시취약지역 공공주도 정비와 갈등 양상별 공공성 확보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는 공공주도로 영등포와 대전·부산·서울역 쪽방촌 등 슬럼화가 진행되는 도시취약지역을 대상으로 정비방안을 추진 중이다.

과거 민간 주도 재개발사업 추진과정에서 도시취약지역은 취약계층 삶의 터전임에도 불구하고, 투기성 수요 유입으로 인한 개발 가능지로만 인식돼 세입자 보상 및 이주대책을 놓고 토지 등 소유자와 세입자 간 갈등 심화됐다.

이에 새롭게 제안된 공공 주도의 정비사업 방식은 주민동의율을 낮추거나 공공 직접시행(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 신설) 및 수용(쪽방촌을 대상으로 한 기존 공공주택사업) 방식을 강조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민간 주도 재개발 시절 첨예했던 가옥주와 세입자 간 갈등이 소유자와 공공 간 갈등으로 전환되는 모양새다.

토지 등 소유자와 공공 간 갈등 이면에는 소유자 간 갈등, 세입자와 공공 간 소통, 주민조직과 지원조직 간 견해 차이 등이 자리하고 있다.

보고서는 지난해 7~9월 공공주택사업 방식으로 쪽방촌 공공주도 정비사업이 논의 중이거나 진행 중인 사업대상 지역(서울역 쪽방촌, 대전역 쪽방촌)과 주거환경개선사업 방식으로 진행 중인 사업대상 지역(부산역 쪽방촌)을 비교해 사례 분석을 했다.

그 결과 서울역 쪽방촌은 지구 지정 이전 단계에서 소유자 내 두 개의 비상대책위원회가 결성돼 있으나 서로 다른 견해를 밝히면서 갈등이 있고 쪽방촌 주민 중심의 공동체가 형성돼 있으나 그 역할은 크게 가시화되지 않은 상황이다. 대전역 쪽방촌은 비대위가 난립하고 세입자 중심의 주민조직은 없어 쪽방상담소가 주민 상황을 대변하고 있다. 부산역의 경우 리더십이 있는 주민조직을 주축으로 마을 구성원 간 인간관계가 잘 형성돼 있어 공공과 사업 추진을 함께 견인하고 있다.

보고서는 다변화한 갈등 양상을 단순히 소유자와 공공시행자 간 갈등으로 축소한다면 소유자가 개발이익에 대한 기대심리를 낮추지 않는 한, 갈등 해소는 요원할 것이며 정비사업 추진 지연, 세입자 주거불안정성 증가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변화하고 있는 갈등 양상을 적절히 관리하지 못한다면 또 다른 사회비용이 발생하므로 공동체 특성, 사업 특성, 지역 특성을 기준으로 갈등 양상을 파악하고 그 과정에서 공공성을 정의하고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쪽방촌 주민으로 구성된 주민조직 유무는 향후 재정착의 문제로도 연결될 수 있는 중요한 부분으로 장기적 시각에서 정부의 프로그램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단순히 공공기관이 아니라 주민조직과 서비스 전달을 담당하는 지원기관까지 행위 주체가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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