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익 전년비 33% 급증, 코로나19에 이자장사 지적도
일각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자영업자와 중소기업들의 폐업과 도산이 속출하는 가운데 이자 장사로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순이익 시장전망치는 14조5653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10조8143억 원) 대비 약 33.76%가량 늘어난 규모다.
역대급 실적은 은행을 중심으로 한 계열사들의 실적호조가 견인했다. 금리상승으로 예대마진이 증가했고, 대출자산도 크게 뛰었다는 분석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지난해 가계대출이 늘고 중소기업, 소상공인 자금지원이 확대되면서 은행의 대출자산이 급증해 순이익 증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호실적을 바탕으로 시중은행들은 올해 기본급의 30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KB국민은행의 성과급(P/S)은 월 통상임금(기본급 개념)의 300%로 전년(통상임금 200%+150만 원)보다 늘었다.
신한은행 직원들은 경영성과급으로 기본급의 약 300%를 받는다. 하나은행도 특별성과급(P/S)이 기본급의 약 300%로 결정됐다.
우리은행 노사는 최근 '기본급 200%의 경영성과급 지급' 에 합의했다. 여기에 직원 사기진작 명목으로 기본급 100%와 100만 원도 더해졌다. 이를 고려하면직원들은 사실상 작년 실적에 대한 성과급으로 기본급의 300% 이상을 받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은행의 성과급 잔치에 대해 합당한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기업이 벌어들인 수익을 직원들과 나누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지만, 코로나19 상황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올린 수익을 '성과'로 볼 수 있냐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급증한 가계대출 때문에 이자 이익이 급증한 것을 경영 성과로 평가할 수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면서 "그 이익을 성과급 형식으로 직원들끼리만 나눠 갖는 게 바람직한지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빚투(대출로 투자)' 등 투자 수요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생활자금 수요 등이 겹쳐 가계대출이 많이 늘었다. 여기에 금리까지 오르면서 지난해 시중은행의 이자 수익은 전년보다 10% 이상 증가했다.
한편, 금융지주는 이번 주 작년 4분기 및 연간 실적을 줄줄이 발표한다. 8일 KB금융을 시작으로 9일엔 신한지주 및 우리금융지주, 10일엔 하나금융지주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