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보고서 "코로나19 충격, 외환위기보다 적고 금융위기보다 커"
대면 서비스업 등을 중심으로 구직 활동이 어렵게 되면서 실업 상태의 사람들이 아예 구직을 단념하는 비경제활동인구로 밀려났다는 것이다. 특히 여성과 30대의 경활률 충격이 컸다.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 황수빈 과장, 이종하 조사역은 26일 '코로나19 이후 경제활동참가율 변동요인 분석:경제위기별 비교를 중심으로' BOK 이슈노트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취업자와 실업자를 합한 경활률(계절조정)은 코로나19 위기 이전 63.7%(2020년 2월)를 기록한 뒤 팬데믹 확산으로 같은 해 4월 61.7%까지 하락했다. 작년 11월 기준으로는 62.8%까지 회복했으나 아직 위기 이전보다는 0.9%p 낮은 수준이다.
황수빈 과장은 "경활률은 경제위기시 공통적으로 취업자수에 비해 회복 속도가 더딘 편이었다"며 "특히 이번 코로나19 상황에서는 과거 경제위기와 달리 경활률 충격이 크게 나타나 경활률 회복경로의 중요성이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제활동참가율은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와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을 계산한 것으로, 참가율이 낮을수록 취업했거나 취업하고자 하는 사람의 수가 적어졌다는 뜻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경활률 순환변동(장기추세 대비 변동폭)은 대체로 0.5%p 내외의 진폭을 보이다가, 경제위기시에는 1~2%p 정도로 변동폭이 확대된다. 최근 코로나19 충격의 크기(-1.2%p)는 금융위기(-0.7%p)와 외환위기(-1.8%p)의 중간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30대의 경제활동참가율 하락이 두드러졌다. 30∼39세의 경제활동참가율 하락 폭은 평균(2.0%p)보다 높은 2.5%p였다. 과거 경제위기 시에는 고령층(60세 이상)의 경활율 하락세가 컸던 것과 다른 점이다.
황수빈 과장은 "30대의 경우 사무·판매직, 기능원, 조립원 등 중숙련 일자리 비중이 높고 고용충격을 크 받는 제조업 취업자 비중(21%)이 타 연령대에 비해 높은 수준인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과거 경제위기 때보다 고령층 경활률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작은 것은 고령층 중심의 공공일자리 공급 확대 등 정부 정책 요인에 상당 부분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또 경제위기시 공통으로 여성 경활률이 남성에 비해 크게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남성의 고용악화가 실업충격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여성의 고용악화는 비경제활동인구(비경활) 충격으로 나타나는 데 기인한다는 얘기다.
이는 여성의 경우 일자리를 잃으면 가사·육아 등으로 전업하면서 비경활이 확대되는 경향이 높기 때문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황 과장은 "코로나19 이후 취업자수 및 경활률 패턴을 볼때, 과거 경제위기와 같이 경활률 회복에는 상당 기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늘어난 구직단념자 등 비경활이 노동시장으로 복귀할 유인을 높이고 노동시장의 위기 복원력(resilience)을 제고할 수 있는 정책적 노력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