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이름으로 카카오 이름으로 승리를 얻겠네. (중략) 플랫폼 이름으로 나갈 때 승리를 얻겠네.”
최근 주식 관련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직장인 개미(개인 투자자)가 모인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는 일명 ‘카송가’가 화제다. 카송가는 카카오와 찬송가를 합친 신조어다. 올해 들어 카카오 주가가 곤두박질치자 추가 하락을 막고, 주가 상승을 기원하는 투자자들의 간절함이 담겼다.
얼핏 지난해 1월 삼성전자 투자자들이 유행처럼 주고받던 ‘삼기도문(삼성전자+주기도문)’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삼성전자가 8만 원대의 벽을 넘지 못하자 개미들이 염원을 담아 만들었다. “뜻이 ‘삼만전자’에서 이룬 것과 같이 ‘십만전자’도 이루어지지라.”
동학개미들이 카카오와 네이버에 불나방처럼 몰려들고 있지만, 주가가 연일 곤두박질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 필패(必敗)의 아픈 추억 때문이다. 우량주를 싸게 담을 기회라는 데 동의하는 의견도 있지만, 빚까지 내가며 무리하게 추종 매매에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는 새해부터 전날까지 15.56% 떨어졌다. 주가는 10만 원 아래로 내려갔다. 지난해 4월 액면분할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시가총액도 지난해 말 50조1508억 원에서 전날 기준 42조3611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시총 순위도 6위에서 9위로 떨어졌다.
네이버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지난여름 45만 원대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연초 낙폭을 키우며 30만 원 초반대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말 기준 시가총액은 62조926억 원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뒤를 이어 시총 순위 3위를 지켰다. 그러나 전날 기준 5위(54조9564억 원)로 주저앉았다.
개미들은 저가 매수에 나섰다. 개인은 올해 들어 카카오를 8497억 원, 네이버를 6941억 원어치 사들이며 순매수 종목 1,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외국인은 두 종목을 가장 많이 팔아치웠다. 순매도 규모는 카카오 6108억 원, 네이버 3803억 원에 달한다.
우량주를 싼값에 담을 수 있는 기회일 수 있지만,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 필패의 아픈 기억이 남아서다. 지난해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단연 삼성전자였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한 해 수익률은 -3.33%에 그쳤다. 다시금 ‘개미 필패’의 공식이 확인된 셈이다.
실적 부진과 금리 상승, 정부 규제 등 각종 악재로 ‘플랫폼 랠리’에 제동이 걸린 상황에서, 무리하게 추종 매매에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새로운 상승 모멘텀을 확보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플랫폼 랠리가 단기 일단락된 상황에서 실적 흐름도 밸류에이션에 비해 차분한 상황”이라며 “새로운 모멘텀을 확보하기까지는 긴 호흡으로 접근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