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부회장 “소재, 고객군 등에서 CATL보다 경쟁력”
완성차 업체 배터리 내재화는 “성공 가능성 낮아”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세계 1위 배터리 업체 CATL과의 경쟁에서 자신감을 내비쳤다.
권 부회장은 10일 열린 LG에너지솔루션 IPO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은 CATL에 뒤지고 있지만, 조만간 대등하게 갈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권 부회장은 CATL과 비교해 LG에너지솔루션이 가진 장점에 대해 “음극재, 양극재 등 소재 쪽에 경쟁력이 있다”면서 “특히 CATL이 가지고 있지 못한 글로벌 고객군(미국, 유럽)과 글로벌 생산 기지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CATL이 세계 1위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서는 자국 우대 정책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CATL이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자국 배터리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우대 정책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CATL이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유럽, 미국 쪽에 고객을 확보해야 하는데 그게 만만치 않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CATL은 100% 중국산 재료, 장비를 쓰기 때문에 성능이 어떨지는 두고 봐야 한다”면서 “지금은 수익성이 좋지만 계속 중국 고객만을 상대하고, 중국산 재료만 쓸 수는 없어서 향후 수익성이 많이 좁혀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또 “CATL보다 우리가 수주 잔고를 더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미래를 봤을 때 시장 점유율을 앞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올해부터 한 중국 업체와 사업을 시작하게 됐으며 향후 중국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글로벌 공급망 문제에 관해서는 장기계약ㆍ원재료 확보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 부회장은 “다행히 4대 원재료에 대해서는 장기 계약을 체결해놓은 만큼 지금으로써는 공급받는 데 문제가 없다”면서도 “음극재나 전해액들은 원가 상승 요인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보다 적극적인 원재료 확보를 위해서는 장기공급계약만으로는 어렵다”면서 “지분투자, 조인트벤처뿐 아니라 포스코와의 공동 확보 계획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를 내재화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에 대해서는 성공 가능성이 작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권 부회장은 “완성차 업체들은 (배터리를 생산하더라도) 공급 규모가 작을 것이고, 원가 경쟁력도 높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 때문에 대규모 R&D(연구ㆍ개발)도 어려워 성공 가능성이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어 “10년 전에 과거 배터리 사업을 할 때도 많은 완성차 업체들이 내재화를 계획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면서 “(그들의) 목표가 공급의 안정성인 만큼 조인트 벤처라는 카드를 꺼냈는데 이게 잘 먹히고 있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본격적인 공모 절차를 시작해 이달 말 상장할 예정이다. 공모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LG에너지솔루션ㆍLG화학은 최대 12조7500억 원의 투자 재원을 마련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기업공개(IPO)로 마련한 자금을 한국ㆍ북미ㆍ유럽 등 국내외 생산기지 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 전고체ㆍ리튬황 전지 등 차세대 전지 및 신규사업 추진 자금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