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아메리카노 4100원 8년만에 끝?…커피값 인상 '눈치싸움'

입력 2022-01-06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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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원두값이 치솟으면서 국내 커피전문점 업계 1위 스타벅스의 아메리카노 가격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업계는 선두주자인 스타벅스가 가격을 올려줘야 후발주자들도 뒤따라 가격을 올릴 것이라고 보면서 인상을 둘러싼 커피업계간 '눈치 싸움'이 본격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스타벅스 한 매장. (연합뉴스)

6일 스타벅스커피 측은 이투데이와 통화에서 "생두값 인상 여파 등으로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인 건 맞다"라면서도 "아직까지 확정된 것은 없다"라고 전했다. 실제 지난달 미국 뉴욕 ICE 선물거래소에서 아라비카 원두 선물은 파운드(약 454g)당 2.5달러에 거래돼 10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초보다 두 배로 뛴 수치다.

국내 스타벅스는 미국에서 로스팅한 원두를 수입해 커피를 만든다. 미국이 각 산지에서 생두를 발굴, 개발한 원두를 로스팅해 전 세계 스타벅스에 배포하는 구조다. 원두 꼬리표에 기재된 국가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곳은 단연 글로벌 원두 생산의 30%를 차지하는 브라질이다. 브라질 원두 생산 현황에 커피값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올해 초 유독 스타벅스의 아메리카노(톨 사이즈 기준) 가격이 주목을 받는 이유다. 그동안 연말연시가 되면 스타벅스 가격 인상설이 꾸준히 돌았지만, 2014년 7월 3900원에서 200원 올린 이후로 가격이 동결돼왔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분위기가 반전됐다. 이상 기후 등으로 브라질의 원두 수급이 불안해지면서 커피 가격도 오르지 않겠냐는 전망이 자연스레 나오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커피 인상을 둘러싼 '눈치싸움'이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커피 인상 신호탄을 쏘아 올린 주연은 스타벅스였다. 실제 2014년 스타벅스가 가격 인상을 한 뒤 이디야커피, 할리스, 커피빈 등 후발 주자들이 시차를 두고 줄줄이 가격을 올리며 '아메리카노 3000원대 시대'가 막을 내렸다.

한 업계 관계자는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이냐의 문제"라면서 "업계 선두주자인 스타벅스 커피가 가격을 올려야 다른 후발주자 커피 업체들도 묻어가기 식으로 줄줄이 올릴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미 식품업체들의 컵 커피 가격은 올 연초부터 편의점을 시작으로 껑충 뛰었다. 커피 원두를 비롯해 원윳값이 오르면서 매일유업은 RTD커피 시장점유율 1위인 '바리스타룰스' 제품 가격을 지난 1일부터 10% 올린 2200원으로 올랐다. 동원F&B 역시 덴마크 오리진라떼 등 일부 컵 커피 제품의 가격을 1일부터 평균 10% 올렸다.

동네 자영업자인 커피전문점 사장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서울에서 커피 전문점을 운영하는 사장 연 모(45) 씨는 "로스터리 업체 말로는 2만 원 하던 블렌딩 원두가 다음 달부터 2만4000원 된다고 하더라"면서 "가격 인상을 심각하게 고민 중인데 스타벅스는 물론이고 메가커피 같은 저가 프랜차이즈 커피가 언제 가격을 올리는지만 쳐다보는 중"이라고 밝혔다.

메가커피의 아메리카노 기본형 가격은 1500원으로 가격 인상을 단행할 경우 브랜드 아이덴티티라고 할 수 있는 '저가' 콘셉트가 자칫 흔들릴 수도 있다. 메가커피 관계자는 "가격 인상에 대해 현재 말씀드릴 수 있는 사항이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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