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별 '차별화 서비스' 선보이며 고객 유인
시중은행들이 ‘내 손 안의 금융비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본격 출시하며 고객 선점을 위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여러 금융기관에 흩어진 개인 신용정보를 모아 이를 분석해 금융상품을 추천하거나 자산의 비중을 조언하는 등 초개인화된 맞춤형 자산 관리를 제공한다.
특히 이 서비스는 전통은행 간 경쟁이 아니다. 빅테크·핀테크 등 기술 기업과의 경쟁이 본격화되며 금융산업의 경쟁 구도·생태계가 급속히 변할 수 있는 만큼 은행들은 안전성과 차별화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선보이며 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5일 오후 4시부터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방식의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시작한다.
KB국민은행은 이날 ‘나의 모든 일상을 함께 하는 생활금융플랫폼, KB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선보였다. KB국민은행은 ‘고객 참여’와 ‘부동산’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를 공개했다.
KB마이데이터의 ‘목표챌린지’는 나의 자산과 지출내역을 분석 및 진단해 개인화된 목표를 제안하고 내가 목표한 금액까지 도달할 수 있게 합리적 제안을 하는 고객 참여형 콘텐츠다. 배달음식 줄이기, 한 달 예산으로 살기, 택시 탈 때마다 자동저축하기 등 흥미로운 챌린지도 제공한다.
또한, 마이데이터 기반 라이프 플래닝 서비스 ‘이프유’를 기존의 ‘신혼부부 내집마련 시뮬레이션’에서 확장해 ‘생애 첫 독립 시뮬레이션’ 및 ‘우리가족 새집마련 시뮬레이션’도 추가 적용했다.
신한은행은 ‘MZ세대’를 겨냥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선보였다.
신한은행의 마이데이터 서비스 ‘머니버스(MoneyVerse)’는 공모주, 아파트 청약, 리셀 할 수 있는 나이키 드로우 일정까지도 보여주는 ‘MY캘린더’와 카드, 페이, 멤버십 등의 다양한 포인트 현황을 한눈에 제공해 자투리 자금을 찾을 수 있는 ‘포인트 모아보기’를 전면에 내세웠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주문한 “누구나 동등하게 자산을 관리할 수 있는 기회의 플랫폼”으로 머니버스를 만든 것으로, MZ세대들에게 관심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나은행은 하나금융그룹 계열사가 참여하는 공동 마이데이터 서비스인 ‘하나합’을 통해 시장에 진출했다.
하나금융은 ‘재테크’와 ‘은퇴 준비’ 서비스로 고객을 모으고 있다. 구체적으로 ‘투자 노하우’에선 고액 자산가들의 포트폴리오와 고객의 포트폴리오를 비교할 수 있다. 또, ‘은퇴 준비’를 통해 현재 소득 수준을 바탕으로 은퇴 준비도를 파악할 수 있으며 자산관리를 기반으로 건강, 절세전략, 보험 비교, 저금리 대출 안내 등도 가능하다.
우리은행도 ‘생애 주기에 맞춘 자산 관리’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를 선보였다. 우리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결혼, 출산, 자동차, 주택, 조기은퇴 등 8가지 상황에 맞게 내 자산의 변화를 예측해볼 수 있는 ‘미래의 나’ 서비스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육아휴직을 앞둔 사람이 있다면 소득에 얼마만큼 공백이 생길 것인지, 휴직 기간 중 필요한 돈은 얼마나 될 것인지를 분석해 휴직 이전과 이후로 나눠 자산의 변화 결과를 보여준다.
또, 최근 높아진 대출 문턱에 마이데이터를 통해 고객의 대출을 진단해주고, 대환 대출 등도 소개한다. 우리은행은 투자, 소비 분야의 재테크 고수들의 순위를 익명의 랭킹 서비스로 제공하는 ‘고수의 랭킹’을 이달 중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투자의 고수들이 투자하는 펀드, 주식 종목은 무엇인지, 소비의 고수들은 어떤 신용카드로 할인 혜택을 받는지 알려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사업은 단순한 신사업이 아닌 테크기업과의 경쟁에서 생존이 결정되는 미래사업인 만큼 고객에게 매력적인 생활밀착형 금융플랫폼으로 자리 잡기 위해 은행 간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