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팔자’ 더 많은데…올해 ‘빚 폭탄’ 터지나

입력 2022-01-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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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지난해와 같은 급등 없을 것”
3월 대선 이후 집값 방향 결정될 전망
수도권·지방 간 집값 양극화 우려도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지난해 뜨거웠던 부동산 시장이 최근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새해부터 부동산 경기 하락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 수도권 외곽과 지방 집값은 지난해와 같은 급등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일부는 서울과 수도권 핵심지에서도 집값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정확한 부동산 시장 동향은 3월 치러질 대통령선거 결과에 따라 결정될 만큼 섣부른 하락 판단은 이르다는 의견도 나온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천정부지로 치솟던 수도권 아파트 매수심리는 지난달 말 처음으로 기준선(100) 이하로 주저앉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수급지수는 지난달 27일 기준 93.5를 기록했다. 경기지역은 94.0, 인천은 99.2로 나타났다. 아파트 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부동산 중개업소의 수요와 공급 비중을 0∼200까지 지수화한 것이다. 매매지수가 기준선 미만인 것은 현재 시장에 집을 살 사람보다 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이렇듯 시장이 잔뜩 움츠러들자 올해 집값이 하락할 것이란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집값 약세는 있겠지만, 급락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지난 7년 연속으로 집값이 급등하면서 시장에 피로감이 극에 달한 상황”이라며 “여기에 대출규제와 세금 중과 등 규제가 누적된 데다 집을 살만한 사람들은 이미 다 사버려서 시장 수요마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이어 “특히 내년 미국을 시작으로 우리나라까지 금리 인상이 계속되면 주택매수 심리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일시적 반등은 있겠지만, 지난해와 2020년처럼 폭등은 어렵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부동산 시장은 집값 고점에 가까워졌다는 인식 확산과 함께 금융당국의 대출규제와 시중은행 대출 금리 인상 등이 맞물리면서 부동산 시장 매수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며 “확실히 거래량이 꾸준히 줄고 유동성 축소와 금리 인상이 동반되며 시장이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올해는 전국적으로 집값 상승이 둔화되고 거래량 감소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함 랩장은 “최근 시장 분위기는 집값 급락보다는 숨 고르기 장세 또는 양극화 장세로 해석해야 한다”며 “집값 하락 시기는 공급 측면만 살펴보면 3~4년 뒤 3기 신도시 입주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공급 효과로 인한 가격 안정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서울과 그 외 지방 사이의 집값 양극화가 지속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내년에도 부동산 시장은 우상향 기조를 이어가겠지만, 올해처럼 급격한 상승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올해 집값의 정확한 방향은 3월 대통령선거 이후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 소장은 “대선 이후 시장 변화가 클 것”이라며 “아파트 시장은 심리가 크게 작용하는데 이런 관망세는 대선 전까지 지속할 것이고, 대선 이후 몇 달은 시장 상승 기대감으로 일시적 반등이 분명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어느 정부라도 집값 오버슈팅(과열)이 발생하면 규제를 할 수밖에 없으므로 만약 야당이 정권을 잡더라도 주택 시장이 불안정하면 파격적인 규제 완화를 하긴 어려울 것이고 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 완화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서 회장은 “대선에서 만약 야당이 집권한다면 주택 공급 확대로 인한 시장 안정을 가져올 것”이라며 “여당이 당선된다면 규제 강화로 인한 매물 부족과 새 아파트 공급 부족 등으로 인해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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