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경이 12억 소액공모에 무려 10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최근 일반공모 유상증자에 잇따라 자금이 몰리면서 단기적인 투자로 수익을 좇는 ‘스마트머니’가 돌아온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13일 일경은 12억8300만원 규모의 소액 유상증자에 1005억원의 청약이 들어왔다고 밝혔다. 배정주식 은 256만6000주인데 반해 청약주식수는 2억109만주에 달했다. 경쟁률이 무려 78대1에 달해, 역대 증자 경쟁률 최고 기록이다.
최근 최악의 가뭄으로 생수 판매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일경의 ‘금강산 샘물’ 생수 사업과 M&A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투자자들의 외면으로 증자에 실패했던 일경이 이번에는 7800%를 훌쩍 뛰어넘는 기록적인 경쟁률을 보인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소형 상장사가 이처럼 많은 돈을 끌어 모은 것은 이례 적이라는 평가다.
일경 이외에도 최근 주식시장에서는 시장의 흐름을 신속히 파악해 높은 수익을 좇는 '스마트머니(Smart money)'가 일반공모 유상증자 시장에 몰리기 시작했다.
스마트머니가 움직임에 따라 직접금융 시장인 증시가 기업의 자금조달 창구로서 제 기능을 서서히 찾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달 3240억원 규모의 하이닉스 일반공모 유상증자에 5조3000억원의 자금이 몰렸고, 이달 2일과 3일 태창기업의 일반공모 유상증자 청약(19억9200만원 규모)에는 525억원의 투자자금이 몰렸다.
청약경쟁률은 26대 1로 집계됐다. 배정주식은 24만3000주였지만 청약된 주식 수는 1051만4510주에 달한다.
같은 기간 실시된 코스닥 상장사 지코아이엔씨의 19억9700만원 규모 유상증자에도 257억원의 투자자금이 들어와 청약경쟁률 12대 1을 기록했다. 배정주식수 61만주보다 훨씬 많은 785만여주가 청약됐다.
삼성증권 김성봉 애널리스트는 “이같은 자금 유입은 현 주가가 유상증자 발행가보다 높아 증자에 참여할 경우 차익이 기대되기 때문”이라며 “최근 극심한 경기침체에도 일부 상장사들의 유상증자에 돈이 몰리는 것은 시장 흐름을 신속히 파악해 높은 수익을 좇는 '스마트 머니' 성격의 자금이 움직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김 애널리스트는 "매우 부정적인 경제지표와 실적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이 하단에서 버티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은 '스마트 머니'가 일부 입질을 시작했기 때문은 아닌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