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 인사이드] 현대차, 제네시스 G90 앞세워 고성능 ‘슈퍼차저’ 첫 도전

입력 2021-12-14 14:00수정 2021-12-14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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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보와 함께 대표적인 고성능 과급기
터보는 배기가스 압력으로 터빈 가동
슈퍼차저는 크랭크 힘으로 흡기 압축
폭스바겐 TSI 엔진이 터보+슈퍼차저
G90, 전자식 슈퍼차저로 단점 보완해

▲제네시스 신형 G90은 현대차그룹이 처음 시도하는 과급기 '슈퍼차저'를 얹었다. 엔진의 구동부하를 줄이기 위해 48V 방식의 전자식 구동 시스템을 얹은 것도 특징. 신형 G90에 처음 쓰인 '하트' 모양의 프런트 그릴도 눈길을 끈다. (사진제공=제네시스)

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최고급 세단 G90을 공개했다.

이 시대 현대차가 내세울 수 있는, 내연기관으로서 갖출 수 있는 최첨단 기술을 총망라한 게 특징. 무엇보다 현대차그룹이 처음 도전한 고성능 엔진 기술 ‘슈퍼차저’가 눈길을 끈다. 과연 슈퍼차저는 무엇일까?

14일 제네시스는 브랜드 최고급 세단 G90을 공개하면서 "브랜드 최초로 '48V 전자식 슈퍼차저(e-S/C)'를 활용한 가솔린 3.5 터보 엔진을 얹었다"라고 밝혔다.

슈퍼차저는 한 마디로 같은 배기량에서 고성능을 낼 수 있는 과급기 가운데 하나다. 여기에 전자식 시스템을 추가해 가장 진보한 과급기로 평가받는다.

▲국내 최초의 과급기(터보) 양산차는 현대차가 1991년 선보인 스쿠프 터보다. 2세대 엑셀(X2)을 밑그림으로 개발한 스쿠프는 2도어 스포츠 쿠페를 지향했다. 국내 기술로 개발한 '알파' 엔진 위에 터보를 얹고 최고출력 126마력을 냈다. 국내 최초로 0→100km/h 가속(9.7초)에서 10.0초의 벽을 깨트린, 당시 기준으로 고성능 모델이다. (출처=현대차그룹 HMG 저널)

◇1000㏄ 배기량으로 100마력 한계 돌파한 과급기

과급기는 엔진에 더 많은 압축공기를 밀어 넣어 최고출력을 끌어올리는 장비다. 가장 대표적인 과급기가 ‘터보’다.

내연기관 엔진은 배기량 1000㏄로 최고출력 100마력을 내기 어렵다. 2000㏄ 쏘나타의 최고출력 160마력에 묶여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1000㏄당 100마력을 넘어설 방법은 과급기, 즉 터보를 장착하면 된다.

2000년대 들어 2.0 가솔린 엔진이 터보의 힘을 통해 최고출력 200마력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고성능 소형차 시대도 이때부터 시작됐다.

현대차를 기준으로 1.6 터보 엔진을 얹은 아반떼(최고출력 204마력)와 2.0 터보 엔진을 얹은 벨로스터 N(최고출력 275마력)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기아 스팅어 2.5 터보(최고출력 304마력) 역시 배기량의 한계를 과급기(터보)로 넘어섰다.

▲엔진 기술이 발달하면서, 동시에 고유가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낮은 배기량 중심의 '다운사이징'이 확대됐다. 많은 차들이 과급기를 통해 배기량의 한계를 극복하기 시작했다. (사진제공=현대차)

◇엔진 배기가스 압력을 활용한 터보

터보는 엔진의 배기가스 힘을 이용한다. 엔진에서 연소를 마친 뜨거운 공기는 배기관으로 빠져나온다. 이 배기가스가 차 뒤범퍼 끝자락에 장착된 머플러까지 이어진다.

이 배기가스의 배출 압력으로 터보 안에 달린 터빈(회전 날개)을 힘차게 돌린다. 터빈은 크기가 작아 1분에 3만~5만 회 회전한다. 이 날개가 공기를 압축하고, 압축된 공기를 다시 엔진의 흡기관에 밀어 넣는다.

이렇게 되면 엔진은 더 많은 공기를 빨아들이면서 큰 출력을 낼 수 있다. 효율을 높이기 위해 인터쿨러를 장착, 차가운 공기를 엔진에 밀어 넣으면 효과는 더 커진다.

단점도 존재한다. 배기가스를 이용하다 보니 반응이 한 박자 주춤한다. 또 저속에서도 힘을 못 쓴다. 고회전에 적합한 과급기라는 뜻이다.

요즘은 저회전과 고회전 모두 대응할 수 있도록 터빈 날개가 스스로 모양(또는 각도)을 바꾸기도 한다. 우리가 디젤차에서 자주 봤던 ‘VGT(variable geometry turbocharger)’가 이 날개 모양을 스스로 바꾸는 터보다.

애초부터 2개의 터보를 장착하기도 한다. 하나는 저회전, 나머지 하나는 고회전에 적합하도록 설계한다. 기아 스팅어 3.3 터보가 2개의 터보, 이른바 ‘트윈 터보’를 얹어 큰 힘을 낸다.

▲폭스바겐이 2006년 처음 선보인 TSI 엔진. 터보와 슈퍼차저를 모두 갖춘 덕에 낮은 배기량으로 고출력을 뽑아낸다. 무엇보다 저속과 고속에서 고른 출력을 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출처=뉴스프레스UK)

◇슈퍼차저는 엔진 회전력 활용한 과급기

슈퍼차저 역시 과급기다. 다만 힘을 뽑아오는 근원지가 다르다. 터보가 배기 힘으로 터빈을 돌리는 반면, 슈퍼차저는 엔진의 자체 회전력을 이용한다.

먼저 시동을 걸면 엔진은 1분당 800회쯤 회전한다. 이 회전운동에 벨트를 걸어놓고, 슈퍼차저와 연결한다. 터보와 비교해 반응이 즉각적이고, 낮은 회전수에서도 충분한 힘을 낼 수 있다.

물론 여기에도 단점은 있다. 엔진의 힘을 활용하다 보니 엔진에 구동 부하가 발생한다. 고회전에서 효율성이 떨어지기도 한다.

결국, 과급기들의 여러 단점을 보완한 것이 ‘슈퍼차저+터보차저’다. 한 마디로 두 가지를 모두 갖춘 엔진이다.

실제로 그런 엔진이 있다. 폭스바겐이 2000년대 중반부터 작은 배기량 엔진에 이 두 가지 방식을 모두 썼다.

폭스바겐 모델명 뒤에 TSI라는 엔진 표기가 붙어있는데 이게 2가지 과급기를 모두 쓴다는 의미다. 짐작한 대로 TSI는 ‘터보+슈퍼차저 인젝션(분사)’을 의미한다.

▲제네시스 G90은 V6 3.5 터보 엔진을 바탕으로 전자식 슈퍼차저를 추가했다. 국산차 가운데 슈퍼차저는 신형 G90이 최초다. 구체적인 제원이 공개되지 않았으나 최고출력은 450마력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제공=제네시스)

◇터보+전자식 슈퍼차저로 효율성 극대화한 신형 G90

제네시스 G90은 기본적으로 3.5 터보 엔진을 얹었다. 여기에 슈퍼차저까지 추가한 것. 제네시스는 물론이고 현대차와 기아에서도 없던, 국산차 최초의 장비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전자식 슈퍼차저를 활용했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슈퍼차저는 엔진의 기본 회전력을 이용하다 보니 엔진에 부하가 발생한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제네시스 신형 G90은 전자식 슈퍼차저를 장착했다.

말 그대로 엔진이 아닌, 전기를 이용해 슈퍼차저를 돌리는 방식이다. 결국, 신형 G90은 마일드 하이브리드 48V 전력을 활용했다.

고급 세단의 출력 전쟁은 제조사의 자존심과도 같다.

21세기 들어서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아우디로 점철된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3사는 최고급 세단을 앞세워 출력 전쟁을 벌였다.

각각 V12 6000㏄ 대배기량 엔진을 얹고 사치스러운 장비를 마음껏 담기도 했다. 이 무렵 현대차 역시 V8 5000㏄ 타우 엔진을 앞세워 고급차 시장에 도전장을 던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내 닥친 고유가 탓에 엔진 배기량을 줄이는 이른바 '다운사이징' 추세가 확산했다. 여기에 전동화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새 엔진 개발은 당위성을 잃었다. 그 대신 이전의 엔진에 첨단 기술을 속속 도입하는 게 현재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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