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칭화유니, 결국 국유화 수순...알리바바 입찰 무산 이유는

입력 2021-12-1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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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젠광자산관리·와이즈로드캐피털 컨소시엄 낙찰
국부펀드 중국투자유한책임공사가 최대 주주
중국 당국, 미국 증시 상장사 알리바바 정보 유출 우려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알리바바 그룹 건물에 로고가 보인다. 베이징/로이터연합뉴스
중국 반도체 굴기의 상징인 칭화유니가 국유화 수순에 들어갔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그룹홀딩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이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됐다. 그러나 알리바바의 미국 증시 상장을 이유로 막판에 방향이 틀어졌다는 평가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칭화유니의 합병과 구조조정을 위한 전략적 투자자로 베이징젠광자산관리와 와이즈로드캐피털 컨소시엄이 낙찰됐다. 해당 컨소시엄은 중국 국무원 산하 국부펀드인 중국투자유한책임공사가 최대주주다. 칭화유니가 사실상 국유화의 길에 들어간 것이다.

앞으로 컨소시엄이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하고 채권자 회의 의결을 거쳐 인민법원이 승인하면 효력이 발생하게 된다.

칭화유니는 국립 칭화대가 설립한 반도체 전문 기업으로, 중국 반도체 굴기의 핵심 기업 중 하나로 꼽혔다. 그러나 공격적인 인수·합병(MA&)과 과도한 투자로 빚더미에 올랐고 결국 파산에 내몰렸다. 4월 기준 칭화유니의 국내외 채권 디폴트(채무불이행) 규모는 최소 28억 달러(약 3조3096억 원)로 추산된다. 이후 구조조정 절차에 착수한 칭화유니는 7월 전략 투자자 유치 공고를 냈다. 신청 마감일인 9월 5일까지 총 7개 컨소시엄이 참여했다.

그동안 알리바바와 저장성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컨소시엄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여겨졌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달까지만 해도 중국 정부 관계자들이 알리바바로 기울었다고 전했다. 알리바바의 풍부한 자금력과 잠재적 시너지 효과를 고려했다는 것이다. 알리바바는 인수 금액으로 500억 위안(약 9조2500억 원) 이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알리바바의 칭화유니 인수는 결국 무산됐다. 중국 당국이 알리바바의 미국 상장을 걸고넘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금융당국이 자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에 대한 정보 공개 요구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정보 유출을 우려했다는 설명이다.

미국은 작년 12월 자국 회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외국 기업을 증시에서 퇴출하도록 규정한 ‘외국회사문책법’을 도입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일 외국회사문책법과 관련해 자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은 앞으로 중국 정부가 소유 또는 지배하는 회사인지를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는 세부 규칙을 발표했다.

세부 규칙에는 미국 회계 감독 기구인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의 감리 조사를 3년 연속 거부하는 중국 기업을 상장 폐지할 수 있다는 조항도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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