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제국의 몰락...헝다, 디폴트 공식화 향후 절차는

입력 2021-12-10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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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평사 피치, ‘제한적 디폴트’ 등급 강등
헝다, 리스크해소위원회 출범하고 채권단 논의 예정
구조조정, 파산, 경영 지속 등 선택지 남아

▲중국 상하이 헝다 건물 앞에 중국 국기가 보인다. 상하이/EPA연합뉴스
신용평가사 피치가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를 ‘제한적 디폴트(채무불이행)’ 등급으로 강등하면서 헝다의 디폴트도 공식화됐다. 제한적 디폴트는 채권 발행자의 채무불이행에도 파산 신청과 같은 회수 절차가 개시되지 않고 해당 회사가 아직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상황을 뜻한다. 시장은 헝다가 향후 경영 행보를 어떻게 이어 나갈지 주목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피치는 헝다의 신용등급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회사에 8250만 달러(약 972억 원) 상당의 채권 이자 지급 여부를 확인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응답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피치는 이 경우 6일 발생한 채무불이행과 함께 다른 달러 채권 만기도 즉각 도래한 것으로 간주한다고 설명해 헝다는 사실상 크로스디폴트에 처했다. 헝다가 현재 보유한 역외 달러 채권은 192억 달러에 달한다.

피치는 또 다른 개발업체 자자오예의 등급도 ‘제한적 디폴트’로 강등했다. 자자오예는 7일 4억 달러 상당의 채권을 상환하지 못했다. 두 회사를 합한 미상환 달러 채권은 전체 미지급 달러 채권의 약 15%를 차지한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헝다는 등급 결정에 대해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등급이 결정되기 전 홍콩거래소에 공시를 통해 채무 상환 능력이 없음을 인정했다. 헝다는 “재정적 의무를 계속 수행할 만큼 자금이 충분하지 않다”며 “구조조정과 관련해 역외 채권자들과 적극적으로 논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주 별도 공시를 통해 리스크해소위원회를 출범하고 채무 부담을 줄이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헝다는 지난 몇 달간 상환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일부 자산을 매각하는 등 움직임을 보였지만, 결국 디폴트에 직면하게 됐다. 올해 들어 주가는 87% 하락하면서 투자자의 신뢰도 얻지 못하고 있다.

헝다가 향후 리스크해소위원회를 통해 어떤 선택을 할지는 미지수다. 구조조정 절차에 돌입한다면 길게는 몇 년이 걸릴 수 있으며 파산이나 할인 판매, 경영 등의 선택지도 남았다.

뉴욕타임스(NYT)는 “제한적 디폴트 발표는 중국 거인의 운명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는커녕 오히려 더 키웠다”며 “회사가 파산할지 평소처럼 운영할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과거 미국을 비롯한 다른 곳의 경우 채권자들이 회사를 조직 개편하고 법원에서 사업체를 나누곤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헝다는 이날 홍콩거래소에 10일부터 16일까지 위안화 채권 일부에 대한 상환 신청을 받을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해당 채권은 45억 위안(약 8325억 원) 규모로, 지난해 발행된 3년물이다. 계약서상 채권자는 2년이 지난 시점인 내년 초부터 투자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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