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중증병상 가동률 83.7%
병상 확보 행정명령에도 태부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위한 병실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매주 중증환자 병상 등이 추가 확보되고 있지만, 확진자 증가 속도를 따라가기엔 역부족이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은 23일 오후 5시 기준 전국의 중증환자 전담병상 가동률이 71.0%로 집계됐다고 24일 밝혔다. 수도권 가동률은 83.7%에 달하고 있다. 비수도권에선 경북의 병상이 모두 소진됐고, 광주와 대전, 세종, 충남, 전남 등의 가용 병상도 한 자릿수에 그치고 있다. 다른 병상도 상황은 비슷하다. 준중환자 병상은 69.4%, 감염병 전담병원 병상은 66.2%가 사용 중이다. 경증환자를 치료하는 생활치료센터 가동률은 58.7%이다.
확진자, 위중·중증환자 급증에 따른 병상 부족이 계속되자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수도권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병상확보 행정명령(5·12일)에 이어 이날 비수도권 준중증 병상 확보를 위한 추가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를 통해 267병상을 추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병상 확보는 아직 더디다. 5일 이후 누적 792개의 병상을 확보했으나, 이 중 중증환자 병상은 14개, 준중증환자 병상은 48개뿐이다. 준중증환자 병상의 목표(454개) 대비 확보율은 10.6%이다. 상태가 호전된 중증환자를 옮겨 중증환자 병상을 비우는 방식의 병상 효율화도 준중증환자 병상이 확보되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어렵다.
무엇보다 신규 확진자 및 중증환자 증가세가 가팔라 병상 가동률은 병상 추가 확보와 무관하게 당분간 오름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이르면 내주 초 중증환자 전담병상 가동률이 비상계획 검토기준인 75%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다만, 지금과 같은 상황이 이어진다고 해도 실제 비상계획이 발동될지는 미지수다. 방역조치를 다시 강화한다고 해서 수용도가 높아지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보다 앞서 ‘위드(with) 코로나’를 시행한 유럽 국가들도 확진자·사망자 급증에도 방역체계를 되돌리지 못하고 있다. 정부 내에선 기획재정부 등 경제부처들이 비상계획 발동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복지부 대변인)은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추가적인 방역조치를 어느 범위까지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마 지금 현재 상황에 대한 여러 평가와 의견, 자문을 구해서 결정할 사안”이라며 “현재까지는 이 부분들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인 단계 정도로만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