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기업, 3분기 순이익 50% 급증…미중 희비 선명

입력 2021-11-14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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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세계 평균 웃도는 62% 증가율…총 순익의 43% 차지
당국 규제 압박 속에 중국은 1% 증가 그쳐

전 세계 기업의 실적 호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미국과 중국의 희비가 선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4일 전 세계 상장사 1만5105개사의 올해 3분기 실적과 시장 예상 평균을 12일 시점으로 집계한 결과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한 총 1조1349억 달러(약 1339조 원)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4분기 연속 기업 순익이 전년보다 늘어난 것이다.

각국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정상화에 나선 가운데 폭넓은 업종에서 강한 회복세를 보이는 미국 기업들이 실적 확대를 주도하고 있고 유럽과 일본 기업도 이를 뒤따르고 있다.

그러나 당국 규제 강화에 발목 잡힌 중국 기업들은 성장이 멈춰버렸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급망 혼란 등 불확실한 요인들이 많아 어닝서프라이즈 행진을 이어가는 서구권 기업들의 실적도 둔화할 위험에 놓였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미국이 전 세계 평균을 웃도는 62% 증가율을 기록한 것은 물론 총 순익 전체의 42%를 차지했다. 애플 순익이 62%,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68% 각각 증가하는 등 높은 수준의 이익을 얻는 실리콘밸리 대기업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국제유가와 상품 가격 상승으로 석유 대기업 엑손모빌과 미국 대표 철강업체 US스틸이 대규모의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등 전통적인 산업 분야 기업 실적도 극적으로 회복했다. 코로나19 백신 보급으로 엔터테인먼트와 접객, 외식 부문도 부진에서 벗어났다.

미국 이외 지역에서도 회복세는 뚜렷했다. 유럽은 자원과 소재 관련 부문을 중심으로 순익 증가율 평균이 58%에 달했다.

일본도 수출 호조에 소재와 해운 부문이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46% 증가율을 기록했다. 다만 일본은 긴급사태 선언 장기화 영향으로 철도와 여행 등 내수 관련 업종이 부진해 다른 지역에 비해 양극화가 선명한 ‘K자형’ 증가세를 보였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반면 중국 기업들의 순익 증가율은 1%로 사실상 제자리걸음이다.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이 한창이었던 지난해 3분기는 세계 주요 지역 중 유일하게 순익이 증가했는데 최근에는 그에 따른 반동, 당국 규제 강화 움직임,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족쇄로 작용,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중국 대표 IT 기업인 텐센트는 교육과 게임산업에 대한 규제 철퇴 영향으로 3분기 순익 증가율이 3%에 그쳤다. 헝다그룹 파산 위기에 부동산 개발업체들과 건설업체들은 적자나 순익 감소가 잇따랐다. 양돈 대기업 무위안식품은 돼지고기 가격이 하락했지만, 사료 가격은 오르면서 적자로 전락했다.

닛케이는 중국의 경기둔화나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글로벌 기업 실적 족쇄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닛세이기초연구소의 이데 신고 수석 주식 투자전략가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적어도 내년 봄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을 받기 쉬운 각국 제조업체 실적이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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