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가계부채가 올해 3분기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9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은 지난 3분기 미국의 가계부채가 15조2400억 달러(1경7990조82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 분기 대비 1.9%(2860억 달러) 증가한 것이다.
부문별로는 가계부채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이 지난 분기에 2300억 달러 증가해 총 10조67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신용카드 잔액은 소비자들이 예전의 소비 방식으로 돌아가면서 전 분기에 이어 170억 달러 증가했다. 다만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발발 이전인 2019년 말보다 여전히 1230억 달러 낮은 수준이다. 비록 신용카드 부채는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지 않았지만, 총부채는 이미 2019년 말보다 1조1000억 달러 더 많다.
이 밖에도 자동차 학자금 대출도 지난 분기에 각각 280억 달러, 140억 달러 늘었다.
이동훈 뉴욕 연은 연구원은 “대유행 구호 노력이 끝나면서 우리는 팬데믹 기간에 봤던 신용카드 잔액 추세의 반전을 보기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드빚을 상환하기 위해 지출을 줄이는 것과 같은 분위기가 완전히 뒤바뀌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미국에서는 글로벌 공급망 혼란에 따른 운송비·원자재 비용 증가로 인플레이션이 수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동시에 소비자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주택·자동차 가격 급등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염 추세 완화 속에서 사람들이 다시 신용카드를 발급받으면서 미국 가계부채가 급격히 불어나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