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ㆍ지급 속도 저조…잦은 오류 속 신청 포기도
소상공인 손실보상금 지급이 당초 예상보다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시행 초기 갖은 오류로 보상 신청 자체를 포기하는 자영업자가 많았던 데다 고령 소상공인들의 경우 제도 시행 자체를 알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중기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소상공인 손실보상금은 44만8824명에게 지급됐다. 지급액은 1조2674억6000만 원이다. 지난달 27일 손실보상 중 서류 제출이 필요 없는 신속보상이 시작된지 일주일 만에 전체 지원금액(1조8000억 원)중 72.2%의 보상금이 지급됐다.
소상공인 손실보상금은 지난 7월 7일~9월 30일 사이 집합금지나 영업시간 제한 조치로 경영상 심각한 손실이 발생한 소기업이나 소상공인 사업체 80만 곳에 지급된다. 이 중 현재 신청 및 지급이 진행 중인 신속보상 대상업체는 62만 곳으로 이 중 48만7186곳이 지급신청을 완료했고, 그 가운데 44만8824곳이 보상금을 받았다.
업계에선 보상금의 신청과 지급 속도가 예상보다 저조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급 신청을 완료한 사업체와 신청 대기상태에 있던 4만8907곳이 이날 기준으로 보상금 지급을 모두 완료했다고 하더라도 신속보상 지급 대상인 62만 곳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는 제도 시행 초기 적지 않은 오류가 반복되는 등 시스템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자 신청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시행 첫 날부터 신청만 무한반복 해야하는 사례는 물론 신청이 완료되지 않았는데도 신청이 마무리됐다는 오류가 발생하거나 본인 인증, 자료 제출 등 각 종 단계에서 애를 먹었다는 사례가 속출했다. 지난 3일부터 현장접수도 시작됐지만 현장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면서 발길을 돌릴 자영업자가 적지 않았다.
특히 이들이 이런 오류가 반복되는 과정에서 소상공인들이 신청을 포기했던 것은 보상금 수준이 낮았던 것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보상금액의 상한선은 최대 1억 원에 달하지만 하한액은 10만 원 수준이다. 자영업자들이 모여 활동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급한 불을 끌 수 있게 됐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차라리 대출로 눈을 돌리거나 확인보상을 신청하겠다는 자영업자도 적지 않았다. 확인보상은 신속보상 금액에 동의하지 않는 사업자도 신청에 나설 수 있다. 일각에선 신속보상에서 적은 보상액을 책정받은 소상공인들이 확인보상에 대거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확인보상 신청은 온ㆍ오프라인 모두 10일부터 신청할 수 있다.
일각에선 고령 자영업자들이 손실보상 신청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는 점도 신청률을 낮추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고령 자영업자들은 이런 제도 시행 자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지자체가 이런 사업자를 대상으로 더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현장접수를 지원하는 등의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